‘모’ 아니면 ‘백도’…MZ는 지금 위험한 투자 중 [쿠키청년기자단]

‘모’ 아니면 ‘백도’…MZ는 지금 위험한 투자 중 [쿠키청년기자단]

기사승인 2024-08-09 14:20:03
카페에서 한 남성이 스마트폰으로 주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김태훈 쿠키청년기자

노동소득만으로는 요원해진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2030세대는 예금이 아닌 투자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일부 청년들이 고수익을 위해 위험성을 간과한 투자를 하고 있어 지적이 일고 있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1만1228건의 개인 회생 신청이 접수됐다. 그중 2030세대 비율은 46.6%에 달한다. 서울회생법원은 ‘빚투’ (빚을 내서까지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이 2030세대 개인 회생 신청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020년 미래에셋증권은퇴연구소는 주식, 암호화폐 등에 투자하는 2030세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33%의 청년이 투자의 이유로 ‘근로소득만으로 자산 증식 및 계층이동 불가능’을 꼽았다. ‘저금리로 인해 예·적금이 무의미’가 30%로 그 뒤를 따랐다. 

직장인 진경식(24)씨는 현재 ‘빚투’ 중이다. 근로소득의 일부는 물론, 비상금 대출 300만원을 받아 총 900만원을 주식에 넣었다. 전세 보증금 마련을 위해 시작한 투자였다. 진씨는 “요즘 전세로 집을 구하려면 기본 1억 이상은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 월급이 250만원이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10년을 일해야 모을 수 있는 돈이다. 빠르게 자산을 불리려면 투자밖에 길이 없다.”라고 했다.

하지만 진씨는 오히려 손해를 본 상황이다. 월급만으로 주식을 했을 때는 수익률이 40%였다. 기대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돈이 늘어나는 것을 목격한 그는 투자금을 늘리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 대출 이후에는 작은 등락 폭에 일희일비하며 매수와 매도를 반복했다. 결과적으로 약 200만원의 손해를 입었다. 

진씨는 앞으로 평균 매입 단가(이하 평단가)를 낮추기 위해 동일한 주식을 추가로 매입하는 ‘물타기’ 전략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손해를 봤다고 주식 투자를 그만둘 수는 없다. 월급만 가지고서는 집도, 차도 살 수 없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가가 떨어져 있을 때 추가로 돈을 넣어 평단가를 낮출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씨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으로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 사진=김태훈 쿠키청년기자

대학생 김모씨(24) 역시 ‘영끌’ 투자자다. 생활비와 졸업 이후 대학원 진학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주말 야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월평균 100만원의 급여를 받는다. 이중 매월 60만원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김씨는 “대학 졸업 이후에 대학원 진학을 하려고 한다. 아무래도 공과계열이다 보니 다른 계열에 비해 학비가 더 비싸다. 부모님께 더 이상 손을 벌리기 미안해 직접 학비를 마련하려고 한다. 그래서 생활비 사용을 줄이고 돈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돈을 모으는 방법으로 적금이 아닌 주식을 택했다. 김씨는 “처음엔 적금으로 돈을 모으려 했으나 금리가 아쉬웠다. 평일에는 학교에 다녀야 하니 아르바이트 시간을 늘릴 수 없었다. 더 빠르게,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주식이 답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3%의 적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현재 김씨의 수익률은 -8%다.

전 금융보안연구원 원장, 금융보안포럼 회장을 역임한 곽창규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가방끈도 길고, 해외 경험도 많으며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이들이 역설적으로 역사상 가장 가난한 세대로 남을 위기다. 70년대에 정기예금 금리는 연 20%대였고 80년대에는 10%였는데 현재는 고작 3퍼센트에 불과하다. 금리보다 물가 상승률이 높은 지금 시대에 이미 저축은 마이너스 금리다. 이것이 현재 2030세대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투자하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빚투 열풍이 심해지면서 금융위원회는 청년들의 채무 이자를 일부 탕감해 주겠다는 청년 특례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투자하지 않거나 생계형 채무를 성실히 변제해 온 이들은 불공정한 빚투 탕감 제도는 도덕적 해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며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로 새로운 사회문제가 유발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김태훈 쿠키청년기자
dhfkehd4386@naver.com
김태훈 쿠키청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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