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DNA 손상돼도 중단없이 복제하는 '손상우회 스위치' 찾았다

[쿠키과학] DNA 손상돼도 중단없이 복제하는 '손상우회 스위치' 찾았다

IBS 유전체항상성연구단, 암 억제 단백질 ATAD5 새 역할 규명
DNA 손상우회 신호 부적절한 증폭 조절로 유전체 안정성 확보

기사승인 2024-08-13 04:00:03
ATAD5 단백질이 DNA에 결합한 Ub-PCNA의 탈유비퀴틴화를 촉진함을 보여주는 모식도. IBS

염색체 복제 과정에서 DNA 손상으로 복제 장애가 발생하면, 합성 중인 DNA를 감싸 다양한 단백질과 DNA 간 상호작용을 매개하는 필수 단백질 증식세포항원(PCNA, Proliferating Cell Nuclear Antigen)이 유비퀴틴 단백질과 결합하는 유비퀴틴화가 발생한다. 

PCNA는 DNA에 결합해 DNA합성을 돕는 단백질로 DNA합성 과정에서 여러 단백질을 끌어와 합성을 돕고, 이후 ATAD5 단백질에 의해 DNA와 분리된다.

유비퀴틴화된 PCNA(Ub-PCNA)는 DNA 손상복구단백질을 손상 부위로 끌어와 복제가 계속될 수 있도록 유도하지만, 이는 부정확하고 비효율적이다. 때문에 탈유비퀴틴화 효소를 통해 Ub-PCNA에서 유비퀴틴이 제거돼야 정상적인 DNA 합성을 재개할 수 있는데, 이런 Ub-PCNA 탈유비퀴틴 과정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DNA 손상돼도 중단없이 복제하는 능력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항상성연구단 강석현 연구위원 연구팀은 ATAD5가 DNA 손상 시에도 DNA 복제가 중단되지 않도록 유도하는 손상우회신호를 부적절하게 증폭되지 않 조절함으로써 유전체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ATAD5가 탈유비퀴틴화의 핵심 인자임을 규명하고, 다양한 돌연변이를 이용해 ATAD5의 N-말단 부위가 DNA에 결합된 Ub-PCNA를 인식하고, 탈유비퀴틴화 효소인 UAF1-USP1 복합체를 불러들여 Ub-PCNA를 변형 전 PCNA로 환원시키는 탈유비퀴틴화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돌연변이 ATAD5 단백질을 발현하는 세포를 이용, ATAD5가 PCNA 탈장착 과정과 탈유비퀴틴화 과정을 동조화시켜 핵 내에 Ub-PCNA가 쌓이지 않도록 조절, DNA 손상우회의 부적절한 증폭과 활성화를 막는 것을 확인했다.

ATAD5 단백질과 UAF1-USP1 탈유비퀴틴화 효소에 의한 Ub-PCNA의 탈유비퀴틴화 조절이 유전체 안정성에 기여함을 보여주는 결과. IBS

또 ATAD5 단백질과 탈유비퀴틴화 효소 USP7-USP11 간 새로운 상호작용을 발견해 이들이 UAF1-USP1 복합체와 함께 다중 유비퀴틴화 PCNA의 효율적 탈유비퀴틴화에 기여하는 것도 발견했다.

아울러 생쥐모델로 탈유비퀴틴화 효소와의 결합을 방해하는 ATAD5의 돌연변이가 Ub-PCNA의 탈유비퀴틴화를 억제하고, 생쥐 피부의 자외선(UV)에 의한 DNA 손상 증가를 확인함으로써 DNA 복제 및 손상복구 과정이 어떻게 연동돼 유전체 안정성을 유지하는지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찾았다.

강 연구위원은 “향후 ATAD5와 탈유비퀴틴화 효소 복합체의 구조적 특성을 밝히고 그 생화학적 활성과 연계해 Ub-PCNA의 탈유비퀴틴 과정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IBS 유전체항상성연구단 유주영 학생연구원과 류은진 박사후연구원, 강미선 전 연구위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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