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테마주들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최고 유행 수준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할 것이란 전망의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불붙은 테마주 열풍에 탑승하는 것은 손실로 향하는 잘못된 투기로 평가한다. 과거 사례에서 테마주들이 급등세 이후 곧바로 급락하는 흐름을 상당수 확인할 수 있어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우정바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89% 급등한 3585원을 기록하면서 3거래일 연속 상한가로 마감했다. 우정바이오 주가는 이달 초 1465원에 그쳤으나 지난주부터 급등세를 보여 전날까지 144.70% 오름세를 시현했다. 우정바이오는 병원 내 미생물 멸균 및 확산 방지 시스템을 개발하는 감염관리 업체로 코스닥 상장사다.
진단키트 업체인 세니젠은 전 거래일 대비 14.44% 오른 4715원에 장을 종료했다. 일신바이오는 12.14% 상승한 19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의료기기 도매업을 영위하는 대한과학 주가의 경우 6.39% 뛴 6160원으로 치솟았다. 이들 종목들은 이달 들어 각각 58.22%, 48.31%, 14.49% 올랐다. 특히 지난 5거래일 동안 급등이 이달 주가 상승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들 종목은 코로나19 테마주로 분류된다. 최근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는 모습이 관측되면서 매수세가 쏠린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9일 질병관리청은 이달 말 코로나19 환자가 작년 최고 유행 수준인 주당 35만명까지 발생할 것으로 봤다. 아울러 감염 취약 시설에 대한 관리 강화와 치료제와 진단키트 공급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정부의 방침에 관련 기업들이 테마주로 급부상한 셈이다.
문제는 테마주들이 급등 이후 단기간에 폭락하는 극심한 변동장세를 선보인 점이다. 당장 전날 증시에서도 이같은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프리카 풍토병인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 감염병 테마주다.
엠폭스 확산에 치료제 공급·바이러스 살균 예방 등으로 테마주에 묶인 파미셀과 씨젠, 케스피온 주가는 지난 19일 각각 20.60%, 23.48%, 29.97% 급등했다. 그러나 전날 종가 기준으로 케스피온 주가는 13.52% 급락한 870원에 종료됐다. 파미셀과 씨젠 주가도 각각 전 거래일 대비 3.42%, 4.93% 하락한 8200원, 3만2750원으로 마감했다. 하루 만에 변동성이 대폭 상승한 것이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테마주들의 주가 낙폭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일례로 대표적인 코로나19 테마주로 분류되던 신풍제약 주가는 지난 2020년 1월2일 7320원에 머물렀으나, 테마주 효과로 같은해 9월21일 장중 21만40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주가 고공행진 당시 최대주주 등의 블록딜 방식의 자사주 매각과 영업손실 등으로 연말 종가 기준 43.69% 떨어졌다. 전날 기록된 종가는 1만8090원으로 고점 대비 91.54% 내려간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테마주들의 상한가 이후 급락에 따른 단기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개인투자자의 큰 손실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실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일부 종목들이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다 다시 급락해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다”면서 “이번 경우에도 코로나가 다시 확산한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관련 제약이나 바이오, 일부 마스크 관련 종목들로 테마주 현상을 뒤늦게 쫓아가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레버리지를 사용한 신용대출을 통해 주식을 투자하게 되면 나중에 급락 시 반대 매매로 주가가 더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이는 개인투자자들의 큰 손실로 이어지는 경향이 많아 수익성을 확실히 보장하는 종목이 아니고서는 섣불리 테마주에 투자하는 방법은 매우 위험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