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가입하면 대납‧사은품 증정”…금감원, 검사·제재 강화

“보험 가입하면 대납‧사은품 증정”…금감원, 검사·제재 강화

기사승인 2024-08-22 15:54:41
어린이보험 영업 과정에서 발생한 고가의 사은품 제공. 금융감독원


#육아 정보를 얻으려고 인터넷 맘카페에 가입한 문 모 씨는 지금 어린이보험에 가입하면 3만원 상당의 카시트를 준다는 게시글을 보게 됐다. 보험설계사에 연락해 보험에 가입하니 정말 카시트가 사은품으로 배송됐다. 유모차나 상품권을 준다는 글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모두 금지된 행동이었다.

22일 금융감독원이 최근 4년간 보험계약자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등 보험업법을 위반한 △법인보험대리점(GA) 8개 △임직원 19명 △설계사 211명을 찾아 제재했다고 밝혔다. 

보험업법은 보험계약 체결 또는 모집 과정에서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일정한 금품을 제공하거나 제공하기로 약속하는 특별이익 제공 행위를 금지한다. 사은품을 주면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일정 기간 보험료를 대신 납부하는 행동도 금지다. 보험료가 아니더라도 금품을 제공해선 안 된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와 계약을 맺으며 아파트 승강기 공사비를 내준 사례도 제재 대상이다.

특별이익 제공 금지 위반에 대해서는 위법‧부당의 정도에 따라 기관이나 신분제재 조치가 부과된다. 최근 4년간 특별이익을 제공한 보험대리점은 △등록 취소 △30일 이상 업무정지 △기관경고 등 제재를 받았다. 소속 임직원도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견책 △주의 등 제재 대상이었다. 특별이익을 직접 제공한 설계사는 등록취소와 업무정지 제재를 받을 뿐 아니라 사기 등으로 수사기관에 고발됐다.

대리점과 설계사만 제재 대상은 아니다. 보험설계사에 보험료 대납이나 근거 없는 보험료 할인을 먼저 요구하고 받은 계약자나 피보험자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금감원은 특별이익 제공이 계약자와 피보험자 간 형평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봤다. 일반 계약자들로부터 보험료를 받아 모은 재원을 특정인에게만 지급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과당 경쟁도 유발된다. 보험상품이나 서비스로 경쟁하지 않고 서로 금품 등을 지급해 고객을 확보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특별이익 제공에 사업비 지출이 늘면 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관련 검사와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품 등의 제공을 제안받거나 보게 되면 금감원 홈페이지 등으로 적극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박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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