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기반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 및 유포가 나이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 관련 피해 사례도 속속 드러나며 일상 속에서 공포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명백한 성범죄임에도 ‘진짜 몸도 아닌데 호들갑’ 등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반응도 넘친다. 이런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글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27일 X(구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텔레그램 딥페이크 피해지역 및 학교명단’이 공유되고 있다. 해당 명단에는 전국적으로 100개가 넘는 초‧중‧고등학교 및 대학교가 포함됐다. 또 지인능욕방(지인의 얼굴에 음란물을 딥페이크로 합성하는 방) 입장을 위해 지인의 신상정보를 팔아넘긴 신상유출 피해자 명단도 새롭게 알려지고 있다.
딥페이크 피해학교 및 피해학교 명단이 인터넷을 중심을 확산하며 학교 현장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폐쇄적인 텔레그램 특성 상 나도 모르는 사이 성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텔레그램 딥페이크발 추정 피해자 규모는 수천에서 수만명이다. 피해 대상은 미성년자인 초중고생부터 대학생, 현직 교사 등으로 알려졌다. 정부 차원 수사는 제자리걸음이다. 피해 대상은 미성년자인 초중고생부터 대학생, 현직 교사 등으로 알려졌으나 정부 차원 수사는 제자리걸음이다. 이에 여성들은 직접 자구책을 찾아 나서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및 SNS를 통해 카카오톡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프로필 사진을 삭제하라는 등의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실제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임모(45)씨는 “어제 아이가 집에 와서 무섭다고 하길래 인스타그램 계정도 다 지우고, 내 계정도 다 지웠다”며 “들어보니 지방 피해학생은 이사갔다는 말도 들린다. 왜 피해자가 피해다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딥페이크 공포가 휩쓸고 있는 가운데 딥페이크 범죄 심각성 및 성인지 감수성 결여를 드러내는 글이 확산돼 비판이 커지고 있다. 27일 X(구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텔레그램 지인능욕 딥페이크 성범죄 각 대학 에타 반응’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에는 가해자를 안심시키고 행동지침까지 내리는 글이 있었다. 서울의 한 대학교 에브리타임(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지금 불안해서 텔레방 지울까 고민하는 애들 필독. 겹지방(겹지인방) 공론화되고 잡힐까 봐 고민하는 애들 많을 텐데, 딱 알려주겠다. 신원 특정될 정보를 남겨도 금방 묻힐거라 상관없다. 하나도 안남겼으면 경찰이 죽어도 못찾는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또 다른 서울의 한 대학생은 불안해하는 학우들을 조롱하기도 했다. ‘불안에 떨고 있는 A대 여성 80%는 안심해도 된다. 너희는 그정도 급 아니다’라는 내용이었다. 같은 대학의 또 다른 글에는 ‘AI로 만든거면 진짜 내 몸도 아니지 않느냐’며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댓글에는 ‘팩트정리는 개추(추천)’ ‘80%는 너무 후한 거 아니냐’는 조롱도 있었다.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텔레그램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과 유포가 확산되자 27일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방심위에 따르면 이날 실·국장 회의, 오는 28일 전체 회의를 연달아 소집해 딥페이크 음란물 확산 관련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방심위는 “피해 신고 접수 및 모니터링 강화 및 텔레그램 측에도 강력한 대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