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걱정말개”…추석 연휴 기간, 반려견 자치구가 돌본다

“난 걱정말개”…추석 연휴 기간, 반려견 자치구가 돌본다

서울 서대문·노원·서초구, 반려견 돌봄쉼터 운영

기사승인 2024-08-29 06:00:05
쿠키뉴스 자료사진.

“모르는 사람을 집에 부르긴 찝찝해요. 그렇다고 반려견을 시골에 데리고 가기엔 이동하는 내내 저나 반려견이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요. 연휴에 시골 가는 걸 포기해야 하나 고민 중이에요.” (반려인 A씨)


추석 명절을 2주 앞두고 귀성길에 오르는 반려인들의 한숨 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긴 명절 연휴 동안 집에 홀로 남을 반려동물 걱정에 잠 못 이루는 분위기다. 안심하고 맡길 공간이 마땅치 않은 데다가 민간 애견호텔의 가격은 이용료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연휴 기간 애견호텔은 빈방이 없을 정도로 ‘견산견해’를 이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귀성 일정을 최소화하거나 취소하는 반려인도 있다. 반려인 B씨는 “반려견과 대중교통으로 함께 이동하면 헥헥대며 너무 힘들어한다”며 “돈이 더 들더라도 애견호텔에 맡기고 싶지만, 그조차도 예약이 어렵고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털어놨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유실‧유기동물은 약 11만3400마리에 달했다. 이중 유기동물 발생건수의 평균 30%는 설이나 추석 명절(1~2월, 9~10월), 20%는 여름 휴가철(7~8월)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 자치구들은 연휴 기간 반려동물을 맡아 주겠다며 나섰다. 반려가구 1300만 시대에 펫팸족(Pet+Family)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서울 서대문구와 노원구, 서초구는 연휴 기간 반려견 돌봄쉼터를 운영한다. 서대문구는 주말과 추석 연휴가 이어지는 다음 달 14일 오전 9시부터 18일 저녁 8시까지 4박 5일 동안 ‘서대문 내품애센터’에 쉼터를 마련한다. 노원구는 다음 달 16일부터 18일까지 구청 2층 대강당에서 반려견을 돌본다. 서초구는 최대 4박 5일간 신청할 수 있다. 다음 달 14일부터 19일까지다. 유기견을 입양한 주민이 1순위고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이 2순위다.

서대문구민은 양육하는 반려견 중 출생 후 6개월 이상 된 10kg 이하 반려견을 맡길 수 있다. 서초구와 노원구 위탁 대상은 구민이 양육하는 반려견 중 출생 후 6개월 이상이면서 동물 등록·광견병 예방접종을 완료한 8kg 이하 소형견이다.

세 곳 모두 대인·대견 반응이 없고 전염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임신 또는 발정기가 아닌 반려견을 대상으로 한다. 돌봄 기간에 질병과 부상이 생기면 지역 내 동물병원으로 연계해 대처한다. 위탁비는 5000원이다. 서대문구와 노원구는 반려견들의 안전을 위해 3인 1조로 구성된 펫시터(애완동물 돌보미)가 2교대로 근무한다. 야간에는 당직 근무 인력을 활용해 반려견들의 상태를 꼼꼼히 살핀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고향 방문 등으로 반려견 돌봄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이 서비스를 마련했다”며 “환경 변화에 민감한 반려견의 경우 집에서 사용하던 사료, 장난감, 침구 등을 준비하면 쉼터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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