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입원 치료를 받고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복귀 후 첫 메시지로 ‘민생 문제 해결’을 내세웠다. 최근 비명계가 결집세를 보이는 가운데 ‘당내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당무에 공식 복귀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민생 경제 상황이 어렵다”며 “실질임금이 줄고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소비도 위축되고 있어 추석을 앞둔 국민의 걱정이 한가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화폐법 개정안(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당론 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생회복지원금법에 대한 정부·여당의 협조도 촉구했다. 이 대표는 해당 법안을 ‘민생 회복을 위한 전 국민 소비쿠폰 지급 제도’라고 명명하며 “저축도 불가능한 소비쿠폰으로 소비를 특히 골목경제를 활성화 하자는 것이다. 국민의힘도 ‘먹사니즘’ 정치에 힘을 보태달라”고 했다.
이 대표가 지난 8·18 전당대회 기간 동안 ‘먹사니즘’을 강조한 만큼, 복귀 첫 메시지로 ‘민생’ 키워드를 꺼내들며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의료 대란 문제도 화두로 꺼냈다. 그는 “먹고사는 문제뿐 아니라 건강하게 사는 문제도 심각하다.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이 붕괴 위기”라며 “‘2026학년도 의대정원 증원 1년 유예안’은 현 상황에서 의료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 중의 하나”라며 “정부에서도 백안시하지 말고 그 문제를 포함해서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심도 있게 고민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는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7일 ‘증원 유예’ 중재안을 제안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한 대표와 여야 대표 회담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 대표가 한 대표의 손을 들어준 데에는 여러 정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평가다. 이 대표 측은 여당에 의료 공백에 대한 해법을 대표 회담의 주요 의제로 삼자고 제안했다고 알려졌다. 만약 여야 대표 회담에서 의정갈등과 관련된 의제가 오르게 되면, 이 대표는 의정갈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무능을 부각하는 동시에 정책적 유연성을 가진 제1야당 대표로서 면모를 강조할 수 있게 된다.
이 대표는 전날 퇴원 직후 ‘원팀’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가 싸울 상대는 내부가 아닌 외부의 거악”이라며 “분열은 패배의 원인이다. 총구는 언제나 밖을 향해야 한다. 우리 안의 간극이 아무리 큰들 싸워 이겨야 할 상대와의 차이보다 크겠냐. 우리 안의 갈등이 격해질수록 뒤에서 미소 지을 이들이 누구겠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은 차이를 넘어 더 큰 원팀으로 똘똘 뭉치자”라며 “민주당의 이름으로 더 단단한 콘크리트가 되어 국민의 삶을 지키고 오늘의 절망을 내일의 희망으로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계를 향해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는 행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3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실시간 송출하던 중 관리자 계정의 한 누리꾼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폄하하는 댓글이 달려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뿐만 아니라 당 전체의 통합을 위한 메시지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인 ‘초일회’가 지난 6월 공식 모임을 가지며 장외 세력 결집화에 나섰고, ‘3총 3김’(문재인 정부 시절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김두관 전 의원) 등 비명계 대권 잠룡도 정치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재명 2기 체제의 본격적인 시작에 맞춰 대여 전선 단일대오를 위해 단결을 강조한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