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번호판 효과 ‘글쎄’…“꼼수로 흰색 번호판 달기도”

연두색 번호판 효과 ‘글쎄’…“꼼수로 흰색 번호판 달기도”

연두색 번호판에 법인차 급감?
“업계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아”
중고차로 구입 가능해 실효성 지적도

기사승인 2024-09-03 06:00:06
번호판제작소에서 직원이 고액 법인차량용 연두색 번호판을 정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 법인차 신차 등록 대수가 급감한 배경으로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지목됐지만, 일각에서는 실제 효과는 미미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3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법인차 신차등록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7% 감소한 2만7400대를 기록했다. 이는 1만대가 넘게 줄어든 수치다.

일명 ‘회장님차’로 불리는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G90 판매량은 전년보다 45.6% 줄어 3607대로 나타났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판매량은 63.9% 감소해 1843대에 그쳤다.

‘슈퍼카’ 브랜드의 법인 차량 등록 대수도 줄었다. 포르쉐 법인 차량 판매량은 전년 동기 4183대가 등록된 것과 비교하면 47.0% 감소한 2219대로 집계됐다. 벤틀리는 같은 기간에 351대에서 123대로 65.0%가 줄었다. 이밖에 마세라티 42.2%, 롤스로이스 44.4%, 맥라렌 85.0% 판매도 크게 줄었다. 

일각에서는 올해부터 법인 차량의 사적 사용을 막기 위해 취득가액 8000만원 이상 고가 차량엔 의무적으로 연두색 번호판을 붙이는 정책이 시행된 데 따른 효과라고 해석했다. 

반면 자동차 딜러사와 수입차 제조사들은 정부의 정책은 존중하지만, 연두색 번호판이 수입차 업계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등록대수 감소는 자동차 시장이 주춤한 데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익명의 딜러사 관계자는 “등록가액 기준으로 8000만원 이상의 차도 할인을 받으면 8000만원이 넘지 않아 연두색 번호판을 사용하지 않는 법인차가 많다”며 “더 큰 문제는 8000만원 이상의 차량임에도 7999만원으로 등록하고, 차액을 따로 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연두색 번호판이 법인 외 개인사업자 차량에는 적용되지 않아 고급 차량에 대한 세금 감면을 받으면서도 연두색 번호판을 달지 않고 있다”며 “꼼수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8000만원 이상 적용에 실효성이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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