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5대 1 ‘필리핀 이모’ 첫 출근…커지는 가사·돌봄 시장

경쟁률 5대 1 ‘필리핀 이모’ 첫 출근…커지는 가사·돌봄 시장

서울시 가사관리사 100명, 142가정에 서비스 시작
맞벌이 등 늘어나는 수요...도우미 신뢰성 확보 관건

기사승인 2024-09-04 06:00:08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할 필리핀 노동자들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이 서울시 142개 가정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들은 아이 ‘돌봄’에 맞춰 가사를 관리하며 내년 2월까지 시범사업으로 진행된다. 모호한 업무 범위와 최저임금 적용 등을 놓고는 논란이 이어지는 것과 별개로 가사·돌봄 서비스에 대한 가정의 관심은 높은 분위기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은 서울 소재 142개 가정에 첫 출근을 했다. 돌봄·가사서비스 이용가정 모집 당시 총 731가정이 신청했다. 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157가구가 선정됐다. 이후 신청 변경·취소 등으로 소폭 줄어 최종 142가정이 매칭됐다. ‘고비용’ ‘강남 쏠림’ 논란에도 일단 필리핀 가사관리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니즈)는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가사 및 하원도우미 선생님 구해요. 월~금 오후 3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집안정리와 어린이집 하원, 아이 목욕, 간단한 반찬 만들기 등이 업무입니다. 시급은 1만5000원이며 면접 시 신분증 보여주세요. 근무시 신분증 사본, 주민등록등본, 보건증 제출해야 합니다.”

가사·돌봄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일과 시간에 쫓기는 맞벌이와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쉽게 가사·돌봄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당근마켓 알바서비스에는 매일 하원도우미 구인 글이 쏟아진다. 한 구인글은 개시된 지 이틀 만에 3774명에 달하는 사람이 읽었고, 13명이 지원했다. 

최근 출산한 임모씨는 “주변 지인들이 당근마켓을 통해 가사·돌봄 도우미 선생님을 채용했다는 말에 구인글을 냈다. 집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이 지원한다는 장점 때문”이라며 “실제 인근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지원해 면접까지 진행했다. 생각보다 많은 분이 지원했고 10년 경력을 가진 어린이집 선생님도 있었다. 다만 대면 면접을 통해도 신뢰성 있는 사람을 찾지 못해 채용으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임씨는 돌봄과 가사에 도움이 필요할 때면 미소 등 청소 플랫폼과 맘시터·자란다 등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시간제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한다. 

가사관리사 메리 그레이스 씨가 3일 출근해 아기를 안고 있다. 서울시

맘시터를 운영 중인 맘편한세상 관계자는 “시터 선생님으로 가입하게 되면 본인 인증을 하고 3시간짜리 입문 교육을 들어야 한다. 주민등록등초본, 가족관계증명서, 학력 증명서, 각종 자격증 등을 제출하면 진위를 확인하고 인증배지를 준다. 부모님들이 보는 시터 선생님 프로필에 인증 내역이 표시된다”고 설명했다. 

주부 박모씨는 3세 자녀 교육·돌봄에 자란다·맘시터 등 플랫폼을 주기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박씨는 “앱을 통해 만난 선생님이 아이 돌봄은 물론, 영어, 보드게임 수업도 해준다”며 “외부 센터 수업보다 가성비가 좋아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청소 플랫폼 서비스를 주 1회 정기적으로 이용한 30대 워킹맘 김모씨도 “지친 몸으로 퇴근한 금요일마다 너저분한 집을 보면서 스트레스였다”며 “미소, 청소연구소, 당신의집사 등 다양한 청소 플랫폼을 이용했다. 주 1회 3시간, 쿠폰 활용으로 회당 3~4만원에 서비스를 이용했는데 삶의 질과 행복도가 크게 올라갔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의 ‘2023년 플랫폼종사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사·돌봄 종사자는 5만2000명에 달한다. 전년도(5만3000명)에 비해 1.9% 줄었는데, 2년 전인 2021년 2만8000명과 비교하면 85.7%나 늘었다. 

맘편한세상 관계자는 “맘시터 누적 회원은 135만명 정도, 현재 기준 시터 선생님만은 약 90만명 정도가 가입돼 있다”며 “돌봄 수요는 물론, 시터로 활동하는 분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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