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이 7개월째에 접어든 여파로 전국병원의 ‘응급실 대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 잘못된 보고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안 의원은 4일 오전 SBS라디오에서 “정부 고위직이 보여주기식 병원을 방문하신 것이 아닌가 한다. (대통령실에서는) 잘 정비된 병원을 방문하고 그 결과를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 아니겠냐”며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실제로 (정부에서) 응급실을 방문해 반나절 정도 계시면서 환자들과 이야기도 나눠보고 응급차를 함께 동승하면서 현장들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보다 사태가 심각한 곳이 지방이라고도 진단했다. 안 의원은 “충남대, 충북대, 단국대 의대 병원 곳곳에서 문을 닫거나 제대로 작동을 못하다 보니 응급환자들이 경기 남부로 올라왔다. 그곳이 아주대 병원인데 14명의 응급의사들이 있었는데 6개월 동안 사명감으로 버티다가 지쳐서 절반 정도가 사표를 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응급 의사들은 이틀에 한 번씩 밤을 새면서 당직을 서는데 그 숫자가 반으로 줄면 나머지 7명으로 도저히 (운영이) 안된다”고 우려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전날 ‘환자를 떠난 전공의가 제일 먼저 잘못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원인 제공이 어디서 시작이 됐는가를 보면 갑자기 (정부에서) 의사들과 전혀 상의 없이 2000명에 해당되는 의대 정원 증원을 하면서 이 문제가 불거졌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2025년 의대 증원 유예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의료대란이 일어난 이유가 의과대학생들과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들이 다시 복귀할 수 있는 ‘그것’이 필요한데 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2026년이 아니다. 2025년이다”라고 했다.
안 의원은 “현재 (의대 정원이) 3000명이다. 거기에 내년에 1500명 정도 증원을 한다고 한다”며 “그리고 이 아이들이 올해 수업을 안 받으니까 다 유급할 것인데 그러면 또 3000명이 내려온다. 다 합하면 7500명을 교육시켜야 하는데 의대 교육은 법대 교육 등 다른 교육과 달리 대형 강의실에서 강의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다”고 했다.
안 의원은 “지금은 불행하게도 많은 국민들이 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됐다”며 “피해를 당하는 사람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며 “정부에서 국민을 위해서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 두 가지를 꼽으면 죽고 사는 일과 먹고 사는 일이다. 그러면 그중에 뭐가 중요한가? 죽고 사는 일이 당연히 중요하다”고 경고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비상의료체계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대통령부터 ‘전공의가 제일 잘못했다’는 총리, ‘버티면 이긴다’는 장관까지 정말 너무 막가는 것 아니냐”며 “국민은 죽어가는데 국민 생명을 지키라고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냐”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2000이라는 숫자 하나에 꽂혀 이 어려운 의료개혁을 쉽게 하려 했던 단순무식한 만용부터 버려야 한다”며 “총체적 무능이 국민들을 죽음으로 내몰아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기 전에 빨리 행동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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