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기존 합병 계획 이행 시 주주 14.5% 손실”

“두산에너빌리티, 기존 합병 계획 이행 시 주주 14.5% 손실”

기사승인 2024-09-10 13:52:29
두산

증권가에서 두산에너빌리티의 기존 분할 및 합병 계획을 두고 주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주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두산밥캣 지분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0일 대신증권은 두산에너빌리티의 목표주가를 기존 3만원에서 2만6000원으로 13% 하향 조정했다.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될 두산밥캣의 실적 전망치 하향 및 시가총액 하락을 반영한 영향이다. 

현재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서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간 포괄적 주식 교환은 철회된 상태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의 분할 및 합병을 계속 진행하기 위해서는 관련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다시 제출해야 한다. 기존 분할·합병 구조에서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의 분할비율 0.75대 0.25는 각 법인의 순자산 가치가 아닌 장부가액 기준이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설법인이 보유하게 되는 두산밥캣 지분 46.1%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두산로보틱스에 합병됐다”면서 “주주입장에서는 향후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인 2만850원으로 상승한다고 해도 지난 9일 두산로보틱스 주가 6만3900원 기준으로 14.5% 손실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존속법인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분할합병을 통해 1조2000억원의 투자 여력을 마련해 한국형 대형 원전 및 소형모듈원전(SMR) 수주 등을 위한 설비와 연구개발(R&D) 등에 투자할 방침이다.

대신증권은 분할합병을 통한 투자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허 연구원은 “글로벌 원전 시장 확대, 한국 원전과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쟁력 등을 감안할 때 가시성 높은 성장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응당 필요한 투자”라고 판단했다.

다만 그는 “두산그룹 의지만 있다면 자산 매각대금 4350억원(장부가액 수준) 등은 분할합병 없이도 (마련) 가능하다”면서 “주식매수청구금액 한도인 6000억원에 이른다면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차입금 축소, 투자자금 마련 계획 의미는 훼손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룹 사업구조 개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분할합병 딜 자체만으로도 주주의 손해가 없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허 연구원은 “이를 위해선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분할비율을 순자산가치 기준인 0.89대 0.11 수준으로 변경해야 한다”며 “두산로보틱스로의 신설법인 매각·합병가치 산정 시에도 두산밥캣 지분 46.1%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 적용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9일 두산로보틱스 주가 기준으로 주주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은 두산밥캣 지분의 기존 합병가치 2조3400억원 대비 5.4%로 추산된다”며 “그러나 두산로보틱스 주가의 고평가 논란, 최근 주식시황 변동성 확대에 따른 두산그룹 주가 불확실성을 감안할 시 경영권 프리미엄은 5.4%를 상회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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