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출사표’ 더본코리아, 가맹점 분쟁 딛고 ‘백종원’ 효과 볼까

‘상장 출사표’ 더본코리아, 가맹점 분쟁 딛고 ‘백종원’ 효과 볼까

더본코리아, 11월 내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정
‘연돈볼카츠’ 가맹점주 분쟁은 투자 불안 요소
프랜차이즈 업계 증시 상장 ‘잔혹사’도 관건

기사승인 2024-09-11 06:00:05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더본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대표 외식전문기업인 더본코리아가 본격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회사 오너이자 요식업계 유명 인플루언서로 널리 알려진 백종원 대표 인지도에 투자자 관심도 뜨겁다. 다만 가맹점주와의 공정거래위원회 분쟁과 백 대표에 치중된 사업 의존도는 공모 흥행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지난 5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본코리아의 공모 예정 주식 수는 총 300만주로 주당 희망가격은 2만3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른 총 공모예정금액은 약 690억원에서 최대 840억원이다. 희망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4050억원 수준이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주관사들은 공모예정가액 산정을 위한 피어그룹으로 CJ씨푸드, 대상, 풀무원, 신세계푸드 등 4개사를 선정했다. 주가수익비율(PER) 8배 미만인 SPC삼립(5.54배), 매일홀딩스(2.33배), 삼양사(3.98배) 등과 최고값을 기록한 교촌에프앤비(29.65배)는 제외됐다. 선정 기업의 최근 4개 분기 순이익 299억에 평균 PER 15.78배를 곱해 산출한 주당 평가가액은 3만465원으로 여기에 평가액 대비 할인율 8.09% ~ 24.50%을 적용해 희망공모가를 내놨다

더본코리아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76.69%(879만2850주)를 보유한 백종원 대표이사다. 그 외 등기임원을 비롯한 보유 주식을 합산한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은 95.15%에 달한다. 이에 따라 주식매수선택권(7.23%) 행사에 따른 경영권 악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그 외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주식관련 사채 및 상환전환우선주 등 종류주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역전우동 등 25개 외식 프랜차이즈 기반의 ‘외식사업’과 HMR, 가공식품, 소스 등 다양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유통사업’, 제주도의 더본호텔을 통한 ‘호텔사업’을 영위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지난 1994년 인테리어 무역업 및 건축자재 판매업 등을 주요 목적으로 설립했으나, 2004년 외식업으로 변경하면서 상호도 다인인더스트리얼에서 더본코리아로 변경했다. 

매출 성장세는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4017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45.5%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209억원으로 31% 늘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256억원을 시현해 0.6%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6.2%로 지난 2022년 9.1%에서 하락했다.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는 “코로나19 이후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으로 수도·광열비, 교통비, 운반비, 기타 용역업체에 대한 지급수수료 등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 기인한다”며 “영업이익률이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여전히 2022년 업종 평균인 3.14%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더본코리아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운영자금 및 타법인증권취득자금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F&B 관련 업종 등 M&A 및 지분투자에 공모자금 순수입액의 약 95%에 해당하는 628억원을 배정했다. 아울러 나머지 34억원은 신규 메뉴 개발과 개선 등 리뉴얼을 통한 브랜드 강화 및 개발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더본코리아 측은 “현재 추가 투자대상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탐색 중”이라며 “우선순위는 도·소매 전문 식품기업”이라고 말했다.

‘가맹점 불화·백종원 원맨팀’ 리스크 우려 요인

더본코리아는 내달 15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선다. 이후 같은달 24일과 25일 양일간 일반청약을 거쳐 11월 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공모 흥행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 채 청약 단계로 직행할 경우 수요 부진과 상장 이후 주가 하락으로 직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가맹점주와의 분쟁이다. 더본코리아는 가맹브랜드 ‘연돈볼카츠’와 관련해 8명의 점주로 구성된 가맹점주협의회와 지난해 12월부터 분쟁을 겪고 있다. 경기도청 가맹사업거래 분쟁조정협의회를 통해 분쟁 조정을 진행했으나, 협의에 이르지 못해 지난 7월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피신고 됐다. 

가맹점주들은 더본코리아 본사가 제출한 매출과 수익 정보가 허위 과장됐다고 주장하면서 프랜차이즈 운영 방식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더본코리아는 입장문을 통해 일부 점주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즉각 반박했다.

당시 한국거래소는 더본코리아의 상장예비심사를 연기했다. 거래소는 정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았으나 연돈볼카츠 갈등이 주된 원인이라는 해석이 시장에 팽배했다. 백종원 대표가 거래소를 직접 찾아가 입장을 설명한 사실도 전해졌다. 이후 거래소는 상장 요건을 충족했다고 평가하면서 최종 승인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같은 갈등은 여전히 암초로 남아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기업 특성상 가맹점주와의 미해결된 분쟁 요인은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더본코리아의 증권신고서에도 “공정위 조사·심의 결과에 따라 민사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브랜드가치 하락으로 인해 영업실적 및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백종원 대표에 대한 사업 의존도가 높은 점도 문제다. 브랜드 이미지 선호도 구축에 중심인 백 대표에 대한 인기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인한 부재 시 브랜드 가치 하락 및 수익·성장성에 진통을 겪을 수 있다. 이와 관련 더본코리아는 연구개발(R&D) 능력을 바탕으로 가맹·유통사업 부문 경쟁력을 강화해 백 대표에 대한 의존도를 해소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프랜차이즈 업계의 증시 도전이 대부분 잔혹사로 마무리됐단 점도 불안 요소다. 실제 정상적으로 순항하고 있는 관련 업계 종목은 교촌에프앤비 외에 찾아보기 어렵다. 교촌에프앤비마저도 상장 당일 3만1000원에서 전날 종가 기준 7780원으로 74.90% 떨어졌다. 그외 종목인 맘스터치는 상장 6년만인 지난 2022년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고, 디딤이앤에프는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정지된 상태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