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구글이 유럽연합(EU)과의 소송에서 패소, 한화 22조원 상당의 과징금을 내게 됐다.
EU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10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정부가 애플에 130억 유로(약 19조원) 상당의 불법적인 법인세 혜택을 제공했다는 EU집행위원회(집행위) 판단이 유효하다고 최종 판결했다. 이에 따라 아일랜드가 애플에 제공한 조세 혜택 130억원은 불법 보조금으로 판단, 회수가 명령됐다.
집행위는 지난 2016년 애플이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에서 받은 조세 혜택이 EU의 보조금 규정에 어긋나 불공정하다며 아일랜드에 체납 세금 130억 유로와 이자를 포함 143억 유로를 징수하라고 명령했다. 집행위는 당시 애플이 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특혜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법인세 혜택을 선택적으로 받았다고 판단했다. 집행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일랜드에서 0.005%의 실효세율을 적용받았다.
애플은 미국에서 이미 법인세를 내고 있다며 ‘이중과세’라고 반발했다. 원심 법원은 ‘불공정한 혜택’이라고 볼만한 법적근거가 제시되지 못했다며 징수 명령을 취소하라고 했으나, ECJ의 판단은 달랐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유럽 시민과 조세 정의를 위한 거대한 승리”라며 “집행위는 앞으로도 공격적 조세회피 전략에 맞서 관련 입법 및 집행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 측은 “우리는 사업하는 모든 곳에서 납부해야 할 세금을 내고 있으며 특별한 거래는 절대 없었다”며 유감을 표했다.
구글도 같은 날 집행위를 상대로 한 과징금 불복 소송에서 패소했다. ECJ는 EU가 구글쇼핑 관련 구글에 부과한 24억 유로(약 3조5000억원)의 반독점법 위반 과징금이 정당하다고 최종 판단했다.
집행위는 지난 2017년 구글이 자사의 비교쇼핑 서비스인 구글쇼핑을 우선 표시·배치하는 방식으로 우대하고 경쟁 서비스는 알고리즘을 통해 후순위로 밀어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