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류 이겨낸 삼성화재 김재휘 “나를 통해 아픔 겪는 선수들 버티길” [V리그]

대동맥류 이겨낸 삼성화재 김재휘 “나를 통해 아픔 겪는 선수들 버티길” [V리그]

기사승인 2024-09-12 16:32:31
삼성화재 김재휘. 삼성화재 배구단

삼성화재 베테랑 미들 블로커 김재휘(31)는 남다른 공격 센스와 201㎝ 신장에서 나오는 블로킹 능력으로 아마추어 시절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현대캐피탈에 지명된 김재휘는 2년 차부터 주전급 미들 블로커로 발돋움했다. 34경기 87세트를 소화했다. 68점을 뽑아 확실히 팀에 정착했고, 대표팀에도 뽑혀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와 2018 자카르타 팔렘방아시안게임도 경험했다.

김재휘는 2020~2021시즌을 앞두고 KB손해보험으로 이적했다. 이후 2021~2022시즌 도중 우리카드로 팀을 옮겼다. 이때 시즌들은 김재휘에게 아쉬움의 시간이었다. KB손해보험에선 20경기에 그쳤고, 우리카드에선 두 시즌 동안 37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뜻하지 않은 악재가 김재휘의 발목을 잡았다. 2022~2023시즌이 진행 중이던 2022년 11월 대표팀에서 입은 무릎 부상으로 받은 검진에서 우연히 대동맥류가 발견됐다. 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이 불가피했다. 이에 체중과 근육량이 크게 줄었다. 우리카드에 복귀한 무렵에는 15㎏ 이상 빠졌다. 

12일 삼성화재 전지훈련지인 일본 시즈오카에서 만난 김재휘는 “복귀 과정은 혹독했어도 다시 운동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참 감사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2022~2023시즌을 통째로 보낸 김재휘는 지난 시즌 우리카드로 돌아왔으나, 그의 자리는 없었다. 김재휘는 변화가 필요한 우리카드를 이해하고 담담히 현실을 받아들였다.

“여기까지 왔는데 무너지고 싶지 않았다. 어디든 뛸 수 있다는 생각만 했다”던 김재휘는 금세 새 둥지를 찾았다. 그에게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이 5월 직접 연락했다. 김 감독은 김재휘에게 함께 하자는 제안을 했고, 김재휘는 “잘 부탁합니다”라는 인사로 입단식을 대신했다.

삼성화재는 7월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김재휘를 영입했다. ‘명가 재건’을 기치로 내건 삼성화재는 치열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혹독한 팀 훈련에 체력 프로그램까지 추가돼 지칠 법도 한데, 김재휘에겐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김재휘는 최근 지인에게 “다시 심장이 뛰는 남자가 됐다”는 따스한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뛰는 심장’이란 표현이 나를 채워줬다. 늘 흔들리지 않는, 포기를 참 싫어한 선수로 기억되려 한다. 중요한 건 자세다. 나를 통해 아픔을 겪는 선수들이 버텨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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