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고양 소노·25)은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가드다. 이정현은 지난 7월 일본과 국가대표 평가전 1·2차전에서 각각 27득점과 26득점을 폭발시키며 국제무대 경쟁력을 증명했다. 매 시즌 커리어 하이를 경신 중인 이정현의 올해 목표는 ‘팀 승리’다. 재창단 후 두 번째 시즌을 맞는 소노의 중심에 선 이정현은 어깨가 무겁다.
이정현은 지난 시즌 44경기에서 평균 36분 43초를 뛰며 22.8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부산 KCC와의 경기에서는 42득점 4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자신의 한 경기 최고 득점 기록을 세웠다.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만장일치 라운드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정현 개인에게는 최고의 시즌이었으나 팀 상황은 좋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재창단한 소노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를 8위로 마무리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소노의 전지훈련이 진행 중인 대만 타이베이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정현은 “지난 시즌에는 개인 성적이 좋았는데도 아쉽고 공허한 마음이 컸다”면서 “이번 시즌에는 개인 기록에 크게 신경쓰지 않으면서 팀 승리를 많이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소노는 트레이드를 통해 이재도(33)를 영입하며 이정현-이재도로 이어지는 최강 가드진을 구축했다. 이정현은 “(전)성현이 형과 같이 뛸 때는 성현이 형의 찬스를 먼저 보고 그 뒤에 저나 외국인 선수의 공격 루트를 찾아보려고 했다면 이번 시즌에는 (이)재도 형과 같이하면서 체력적인 부분과 공격 면에서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지난 시즌처럼 공을 오래 소유하지 않고도 더 좋은 효율을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정현은 “지난 7월 일본과 국가대표 평가전이 큰 전환점이었다”면서 “더 큰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 시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대표팀 카와무라 유키를 인상적인 선수로 꼽았다. 이정현은 “매치업에서는 압도적으로 밀리거나 이기지 않고 비슷했지만 유럽 정상권 팀을 상대로 대단한 활약을 보이는 카와무라 유키 선수를 보며 소름이 돋았다”라고 말했다.
데뷔 시즌부터 가드 유망주로 큰 주목을 받았던 이정현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는 “포인트 가드, 메인 볼 핸들러를 맡으면서 데뷔 초기에 비해 엄청나게 발전했다”면서 “김승기 감독님의 지도를 받기 시작한 게 선수 생활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정현의 새 시즌 목표는 개인을 넘어선 팀의 승리다. 그는 “저에게 가장 중요한 건 팀 성적”이라며 “고양 팀이 우승한 지 정말 오래됐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시즌을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