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회동 ‘하루 전’ 미묘한 기류…“국회의 시간 대비해야”

尹·韓 회동 ‘하루 전’ 미묘한 기류…“국회의 시간 대비해야”

한동훈 ‘독대’ 요청에 대통령실 거부…당내, 독대 보도 비판적 시선
박상병 “갈등 해소 위해 독대 필요…요청 공개는 문제 있어”
“9월부터 이미 국회의 시간…집권여당 힘 실어야”

기사승인 2024-09-23 17:59:38
윤석열 대통령(왼쪽부터)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쿠키뉴스 자료사진

대통령실이 당정만찬을 앞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요청을 거절해 미묘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의료개혁 등 시급한 현안을 두고 당정 파열음이 발생하면 다음 기회는 없다고 우려했다.

정부와 여당은 내일(24일) 대통령실에서 만찬을 통해 한자리에 모인다. 만찬에는 한 대표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자가 참석한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신원식 안보실장, 수석비서관 등이 자리한다.

이번 만찬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후인 지난 7월 24일 이후 62일 만에 열린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한 지 두 달 차에 마련된 자리다.

‘당정만찬’의 주요 관심사는 ‘윤한갈등’의 재발 여부다. 앞서 △7·23 전당대회 ‘김건희 여사·한동훈 문자 논란’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추석 전 만찬 취소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이견 △2025년 의대증원 유예안 △윤 대통령 연찬회 불참 등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두 사람의 심리적 간극과 균열이 감지됐다.

또 대통령실이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명하면서 당정만찬 전 미묘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3일 한 대표의 독대 요청에 대해 “(독대는)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다. 독대가 내일 꼭 해야만 성사되고 그런 것은 아니지 않냐”며 “추후 협의하겠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의 ‘독대’ 거부 보도 직후 “공개적으로 얘기하기 어려운 중요한 사안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며 “(독대가) 어렵다는 취지의 언론 보도를 봤고 따로 전달받은 건 없다. 이번이 어렵다면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미묘한 분위기 속에 당내에서는 당정 협력이 특별히 필요한 때라는 쓴소리가 나온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독대 요청을 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나오는 게 좋지 않다”며 “독대가 이뤄진다면 실무·비즈니스 회의로서 이뤄지는 게 훨씬 더 좋다”고 강조했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같은 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과 독대 요청을 단독 기사로 내는 것은 얼마나 신뢰를 못 받는지 온 동네 광고하는 일”이라며 “독대를 해도 자기에게 유리한 단독 기사로 여론몰이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역대 어느 대표도 대통령과 독대 전 언론에 알린 경우는 없다”며 “국민의힘 대표를 역임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자신이 대표일 때 이런 적이 없었다는 말을 했다”고 강조했다.

또 ‘의대증원’을 비롯해 당정이 합심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는 만큼 양측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어려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당정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야당과 의료계가 각을 세우는 만큼 당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국정감사와 예·결산이 끼어있는 9월부터 연말까지 ‘국회의 시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집권 여당이 힘을 쓰도록 윤 대통령이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독대 보도는 대통령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돼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를 통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만나서 여야갈등, 정책 차별성, 의대증원 등 얘기해야 할 문제가 많다”며 “대통령실과 함께 국회의 시간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는 필요하지만, 언론에 이를 흘려선 안 됐다”며 “보도가 나오면 독대를 받을지 말지 압박하는 모양새가 돼 불편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분은 나쁘겠지만, 국회의 시간에는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양측이 파열음을 내면 다음 기회는 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추가갈등이 생기면 여야의정 협의체와 보궐선거 실패로 한 대표의 존재감이 옅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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