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고조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3개월 연속으로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9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 대비 1.3p 하락한 91.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95.7에서 7월 95.1로 다섯 달 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이후, 8월 92.5에 이어 석 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주요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제조업과 비제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황희진 한국은행 통계조사팀장은 “중국의 경기 둔화로 인해 1차 금속, 화학 제품, 자동차 등의 수요가 감소했고,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대선 관련 불확실성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기반으로 하는 지표로, 제조업과 비제조업에서 주요 9개 지수를 토대로 산출된다. 2003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의 장기 평균인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이를 웃돌면 기업들의 경기가 낙관적임을, 밑돌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9월 제조업 CBSI는 90.9로 전월 대비 1.9p 하락했다. 특히 업황(-0.4p), 생산(-0.6p), 제품 재고(-0.6p), 자금 사정(-0.4p) 등 주요 항목이 부진했다.
반면 신규 수주(+0.2p)는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의 체감경기는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각각 89.7과 88.9를 기록하며 2020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제조업 CBSI 역시 전월보다 0.8p 하락한 91.4로 집계됐다. 매출(-0.3p)과 자금 사정(-1.0p)이 악화되었지만, 채산성(+0.5p)은 소폭 개선되었고, 업황은 보합세를 유지했다.
제조업 중에서는 1차 금속 산업이 건설 및 자동차 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생산 지수가 10p나 하락했다. 또한 정제마진 하락으로 석유정제·코크스 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어 업황 지수가 15p 급락했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화학물질·제품 산업의 신규 수주 지수는 9p, 업황 지수는 3p 각각 하락했다.
비제조업 분야에서도 운수창고업의 채산성 지수가 8p, 업황 지수가 5p 하락했으며, 정보통신업 또한 자금 사정과 채산성 지수가 각각 3p씩 떨어지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함께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0.5p 하락한 93.7을 기록했다. 다만,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3.6으로 소폭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