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회장 만난 금융위원장…첫째 안건은 “가계부채 관리”

지주 회장 만난 금융위원장…첫째 안건은 “가계부채 관리”

8개 금융지주 회장과 간담회
“지주 차원에서 가계부채 관리 목표 수립해달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번에도 침묵

기사승인 2024-09-30 17:03:22
3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 앞서 김병환(왼쪽 다섯 번째) 금융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정진용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나 가계부채 관리를 재차 당부했다. 

30일 김 위원장은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8개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 농협, DGB, BNK, JB) 회장 및 은행연합회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는 오전 10시부터 11시를 조금 넘겨서까지 진행됐다.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 관리에서의 금융지주회사 책임을 언급했다.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에서 가계부채 총량의 60%가 취급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금융지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가계부채 안정적 관리는 궁극적으로 금융권 심사기능·리스크 관리 노력에 달려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지주 차원에서 책임감을 갖고 가계부채 관리 목표를 수립해달라”고 말했다.

또 당국 차원에서의 가계부채 관리에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 증가율이 GDP 증가율 범위내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DSR 중심의 관리 기조하에 가계부채 증가추이에 따라 준비되어 있는 수단을 적기에 과감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금융당국·은행의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가 무색하게 집 구입과 관련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분위기는 여전하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이달 들어 26일까지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 목적 개별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7조8466억원으로 집계됐다. 추석 연휴 사흘(16∼18일)을 뺀 23일 기준으로 1일 평균 3412억원으로, 사실상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8월(3596억원)과 비교해 감소율은 5%에 불과하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장이 아니라 지주 회장을 불러 말한 만큼 관리에 좀 더 신경쓰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대출은 한 두달 전에 이미 신청했던 게 이달 나가는 구조”라며 “은행권과 당국의 대출규제 효과를 보려면 10월 말이나 11월은 되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최근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한 달만에 금리 인상을 재개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이어 국민은행도 이날 내달 4일부터 주택담보대출(변동·혼합형) 금리와 신용대출 금리를 각각 0.20%p(포인트),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보증기관에 따라 0.15∼0.25%p 높인다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권에 자율적으로 가계부채를 관리하라고 했고, 금리로만 접근하지 말고 대출 심사 강화를 하든지 이런 방향으로 하자고 언급을 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3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 참석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정진용 기자

한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전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아무런 발언도 내놓지 않았다. 이날 금융당국 수장인 김 위원장과 임 회장이 부당대출 사건 이후 처음으로 만나는 만큼 별도 입장 발표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에서 지난 2020년 4월부터 4년간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과 차주에게 616억원 규모 대출이 있었고, 이중 350억원이 부당대출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특히 감독원은 우리금융과 은행의 현 경영진이 부정 대출 사안의 축소·은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임 회장은 이와 관련해 10월 10일 열리는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도 채택됐다. 정무위는 전 회장의 친인척 부정대출과 관련해 현 경영진의 책임 소재를 따져볼 예정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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