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고 경쟁, 지방은행 연승…비결은 ‘지역 특화 금융’

시금고 경쟁, 지방은행 연승…비결은 ‘지역 특화 금융’

JB광주은행, 국민은행 경쟁 이기고 광주시 1금고 사수 성공
전례 없는 ‘3파전’…부산은행 ‘지역 특화 금융’ 강조로 선정

기사승인 2024-10-09 06:00:06
광주은행(왼쪽)과 부산은행(오른쪽) 전경.    각사 제공

최근 연이어 진행된 부산·광주광역시 금고 입찰에서 BNK부산은행과 JB광주은행이 시금고를 사수했다. 시중은행이라는 강력한 도전자를 만나 금고 유치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재유치를 성공했다. 금융권에서는 지방은행들의 특화된 ‘지역특화 금융’ 영업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광주은행이 광주광역시 차기(2025~2028년) 시금고 제1금고로 선정됐다. 지난 9월 광주시는 시금고 운영기관 공고를 냈고 6개 은행이 접수한 바 있다. 이 중 광주은행과 국민은행이 1금고를 두고 경합을 벌였고, 광주은행이 최종적으로 선정되면서 기존 1금고 지위를 지켜냈다.

앞서 부산광역시 시금고에서도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경합을 진행한 바 있다. 특히 부산시금고 입찰 과정은 금융권의 관심을 끌었는데, 이는 24년 만의 경쟁 입찰이자 전례 없는 ‘3파전’이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시금고 입찰은 두 개 은행만이 참여했다. 1금고에 부산·국민·기업은행이, 2금고에 국민·기업은행이 참여했다. 

최종 선정 결과 1969년 이후 55년간 주금고 자리를 지켜온 부산은행이 다시한번 1금고에 뽑혔다. 2금고에는 국민은행이 재선정됐다. 새롭게 입찰에 참가한 기업은행은 고배를 마셨다.

지방은행들이 연속으로 시금고 사수에 성공한 비결은 ‘지역 특화 금융’이라는 장점을 내세운 것이 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먼저 부산은행의 경우 시금고 사수를 위해 입찰 업무를 담당할 TF팀을 꾸리고 지역 은행의 강점을 부각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부산은행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시금고 입찰 과정에서 시에서만 운영 중인 고액 체납자 모바일 전자고지시스템을 부산 16개 구·군으로 확대하고 각 구·군의 무인 수납기 전면 교체를 공약했다. 시금고 업무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할 수 없는 제안이다. 여기에 부산은행 가치의 78%가 지역에서 창출되고, 중소기업 대출 35조원 중 74.3%인 25조5000억원이 부산지역 기업 대상으로 이뤄진다는 지역 실적도 소개했다.

광주은행도 지역에 특화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광주은행은 상반기말 광주 지역의 대출금 및 예수금 비중은 각각 54.2%, 56%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과. 지역 중소기업과의 거래에서 취득한 정보 등을 대출심사에 적극 반영하며 금융감독원 선정 ‘관계형 금융’ 중소형그룹 부문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처럼 지방은행들이 두 차례의 시금고 사수에 성공했지만 시중은행들의 지방 지자체 시금고 유치 행보는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경남은행이 울산시금고 입찰을 놓고 국민은행과 경쟁에 나서기도 했으며, 내년에는 전북특별자치도와 경상남도 시금고 유치전이 벌어질 예정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에겐 시금고를 맡는다는 것 자체로 상징성이 있다”며 “대규모 저원가성 예금을 받아 지역 중소기업에 낮은 금리로 여신을 공급하는 자원이 되다 보니 지방은행으로서는 반드시 사수해야 할 주 영업 목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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