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와 동맹 맺은 KT…한국형 AI·클라우드에 2.4조 ‘통큰 투자’

MS와 동맹 맺은 KT…한국형 AI·클라우드에 2.4조 ‘통큰 투자’

- KT, 10일 기자간담회 열고 ‘MS 동맹’ 청사진 발표
- KT-MS “2025년 2분기 한국형 AI 모델 개발 완료”
- AX 전문기업 설립에 공동 R&D까지…KT 차별점 강조

기사승인 2024-10-11 06:00:03
김영섭 KT 대표가 10일 서울 노보텔앰배서더 동대문에서 열린 AICT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소연 기자 

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한국형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강화에 나선다. 5년간 약 2조4000억원을 공동투자해 AI 산업발전과 생태계 조성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KT는 10일 서울 노보텔앰배서더 동대문에서 AICT 사업전략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김영섭 KT 대표를 비롯한 KT 주요 임원진과 조원우 한국 MS 대표 등이 참석했다. 

KT는 이날 MS와의 협력방안을 구체화해 발표했다. 양사는 지난 6월 5년간의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고 AI·클라우드·IT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어 특화 AI 모델과 서비스 개발,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AX 전문기업 설립 등이다. 


양사가 서로를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김 대표는 “구글은 검색 기반 회사이고, AWS의 기본은 물류와 유통이다. 메타는 SNS를 본업으로 한다”면서 “MS는 오랫동안 B2B 글로벌 기업과 아주 깊은 관계를 맺어왔고 솔루션을 만들어왔다. 기업 경영 매커니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도 “한국형 AI 서비스의 큰 걸음을 KT와 도모하게 됐다”며 “한국형 AI를 통해 고도화된 AI 솔루션은 MS의 국내 시장 확장뿐 아니라 한국 이상의 새로운 시장 진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와 MS의 협업 관련 향후 추진 계획. 사진=이소연 기자 

양사의 청사진에 따르면 KT와 MS는 오는 2025년 1분기 중 ‘한국형 공공 클라우드’ 사용버전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이나 기관이 국내 규제에 부합하는 높은 보안수준과 안정적인 클라우드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오승필 KT 기술혁신부문장 부사장은 “여러 가지 제약 조건 때문에 공공기관·금융권 등에서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MS와 KT는 ‘하드웨어’적인 키를 고객에게 제공, 데이터를 고객만 볼 수 있도록 하는 진정한 의미의 안전한 공공 클라우드를 만들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5년 2분기에는 GPT-4o 기반의 한국형 AI 모델 개발을 완료한다. 이와 함께 소형언어모델 ‘파이 3.5’ 기반의 공공·금융 산업별 특화모델도 내놓는다. 한국형 AI는 데이터와 법, 규제, 문화, 언어를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최적화한 모델을 말한다. 국내 시장에서 AI 활용 저변을 확대하고 다른 국내 기업의 AX를 돕겠다는 것이다. 

AI·클라우드 전문 인력을 구성된 AX 전문기업도 2025년 1분기 중 출범한다. AX 혁신을 원하는 기업에게 글로벌 수준의 컨설팅과 아키텍처, 디자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업하고 국내 AX 생태계를 확산하기 위해 AX 전략 펀드도 같은 시기 조성한다.

R&D 측면에서도 MS와 KT가 힘을 합친다. 2025년 3분기 MS 리서치센터와 공동으로 R&D를 추진하고, KT AX이노베이션센터를 설립한다. 공동 R&D를 통해 AI·클라우드 기술 연구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되고, 국내외 AI 관련 스타트업 투자에도 기여한다. 6G와 네트워크 현대화,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별 AX와 공동 연구개발도 진행하게 된다. 

 KT 김영섭 대표(가운데), KT 기술혁신부문장 오승필 부사장(왼쪽), KT 컨설팅그룹장 정우진 전무(오른쪽)가 10일 오전 AICT 사업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소연 기자 

향후 5년간의 총 투자 규모는 약 2조4000억원이다. 정우진 KT 컨설팅그룹장 전무는 “인프라 구축에 50% 정도가 들어간다”며 “나머지 50%는 R&D와 한국형 AI 모델 개발 등에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5년간의 장기 계획이기에 투자 변동성 가능성도 시사됐다. 

한국형 AI는 국내 타사에서도 주력하는 부분이다. 네이버에서도 한국 문화와 언어를 가장 잘 이해하는 ‘소버린 AI’를 강조하고 있다. KT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이날 수준과 속도를 강조했다. 그는 “속도가 1번이다. 가장 먼저 (소비자에게) 가져다줘야 한다. 두번째는 개인화”라며 “고객의 인정을 받는 서비스를 누가 가장 먼저 개발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부사장도 “현재 AI 시장의 발전이 끝난 것이 아니다. 향후 저전력 AI를 요구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KT는 초거대 AI ‘믿음’을 통해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었던 노하우를 쌓아가면서 앞으로 발전 방향을 꾸준히 고민해 준비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MS와의 협업에 따른 KT 자회사 KT클라우드의 역할 축소를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KT클라우드의 역할 축소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가장 앞서가는 AI 솔루션을 장착해 KT클라우드가 혁신해야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도 선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속도를 내고 박차를 가할 때 KT클라우드도 질적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웅 KT클라우드 대표도 “KT클라우드의 역할 축소가 아닌 성장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라며 “MS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드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MS가 아닌 타사와의 협업 가능성도 언급됐다. 김 대표는 “저희는 MS만 바라보지 않는다. MS가 잘하는 것은 MS와 협력하고, 우리가 필요한 것은 다른 곳과 협력을 진행하겠다”며 “중립적으로 늘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