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이탈 심상치 않다…특검 거부권이 부른 지지율 급락

중도층 이탈 심상치 않다…특검 거부권이 부른 지지율 급락

각종 여론조사서 중도층 尹 부정평가 70%대 
중도층서 김건희·채상병 특검 통과 찬성 60%대  

기사승인 2024-10-11 06:00:06
싱가포르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9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70%대를 기록하면서, 중도층 이탈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중도층은 김건희 여사와 채상병 사건에 대한 특검법 통과를 지지하는데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 ‘불통’, ‘책임 회피’ 이미지를 강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의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중도층의 지지 이탈 폭이 특히 크다. 그의 지지율을 지탱하던 보수층에서도 미세한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10일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4%, 부정평가는 66%로 나타났고, 이는 최근 1년간 최저치다. 보수층이 많은 부산·울산·경남에서도 긍정평가는 29%, 부정평가는 61%였다.

중도층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70%를 넘는 결과가 반복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중도층의 긍정평가는 17%, 부정평가는 73%로 나타났으며, 쿠키뉴스가 지난 5~7일 시행한 조사에서도 긍정평가는 28.4%, 부정평가는 69.9%로 조사됐다. 중도층에서는 부정평가가 75.0%에 달했다.

중도층이 윤 대통령에게 마음을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명확히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반복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건희·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쿠키뉴스의 같은 날 다른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60%가 특검법 통과를 지지했으며 이 중 중도층에서 특검 찬성도 70%에 이르렀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시행한 조사에서도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찬성 여론은 65%, 반대 여론은 24%로 집계됐다. 여당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도 특검법 찬성 여론이 각각 58%로 나타나, 절반을 넘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임기 시작 시점에 비해 최근 절반 이하로 급락했다. 임기 초반 50%를 넘었던 지지율은 현재 20%대에 머무르고 있으며, 중도층에서도 임기 초반 40%대였던 지지율이 최근 조사에서 10% 후반대로 추락했다.

정치권에서는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원인으로 김 여사 리스크를 꼽고 있다. 중도층의 이탈은 단순한 지지율 하락을 넘어 정부가 직면한 정치적 위기를 드러내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특검법 논란은 윤석열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 부족 문제와 책임 회피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더욱 심각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지만, 정권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거부권 정국이 지속될수록 여론은 정부에 더욱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여권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와중에 김 여사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일이라도 잘한다는 이미지가 있어야 하는데 특검 정국이 반복되면서 외연 확장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지지율 반전을 위해서는 리스크 해소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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