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의심케 한 오더…이현욱 감독, ‘김은지 제외’ 무리수 [바둑]

눈을 의심케 한 오더…이현욱 감독, ‘김은지 제외’ 무리수 [바둑]

NH농협은행 여자바둑리그 13라운드 오더 발표(최종 14R)
이현욱 여수 감독, 12전 12승 ‘최강 주장’ 김은지 오더 제외
6승6패, 5위로 내려간 여수, PS 진출 여부 걸린 경기인데…

기사승인 2024-10-14 15:12:07
국내 최대 여자바둑대회인 난설헌배(우승 상금 5000만원) 정상에 오른 김은지 9단. 김 9단은 이번 시즌 여자바둑리그 12라운드가 진행되는 동안 12번 모두 출전해 전승을 기록하면서 12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10년 여자바둑리그 역사에 딱 한 번 등장한 적 있는 대기록. 정규시즌 ‘14전 14승’ 금자탑을 눈앞에 두고 있던 여자리그 최강자 김은지 9단이 전승 달성을 다음으로 미뤘다. 바둑에 패배해서가 아니라, 감독의 오더 제외 탓이다.

14일 오후 2시 한국기원은 2024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13라운드 오더를 발표했다. 13라운드 첫 번째 승부인 1경기는 리그 5위 여수 세계섬박람회와 6위 포항 포스코퓨처엠의 맞대결. 이 승부에 이번 시즌 12라운드까지 한 판도 지지 않고 12연승을 질주하면서 일찌감치 리그 다승왕을 확정한 ‘끝판왕’ 김은지 9단이 결장한다. 

여수와 포항 두 팀 모두 팀 전적 6승6패, 개인승 19승까지 동률인데 승자승(전반기 여수 승리)에 의해 순위가 5위와 6위로 갈린 상황이라 중요성을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는 중차대한 경기다. 4위 부안 붉은노을이 7승5패, 3위 보령 머드는 8승4패, 한 게임 차이로 촘촘한 순위를 형성하고 있어 남은 두 라운드에 모두 사활을 걸고 있는 입장이다.

이와 같은 중요한 경기에 ‘승률 100%’ 최강 주장 김은지 9단이 출전하지 않는다는 점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여수 팀을 후원하는 여수시와 여수시민은 물론이고 김 9단의 경기를 기다리는 바둑 팬들도 실망할 수밖에 없는 선택이다.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김은지 9단은 이날 중국에서 열리는 ‘2024 중국 여자갑조리그’ 출전 관계로 중국에서 체류한다. 여자갑조리그 ‘상하이청일’ 팀 소속인 김 9단은 중국 여자리그에서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번 시즌 전적은 5승1패, 중국 여자갑조리그 통산 전적은 12승2패로 압도적인 모습이다. 

문제는 한국여자바둑리그와 중국 여자갑조리그 일정이 겹쳤다는 점인데, 이현욱 여수 감독은 별다른 설명이나 공식 발표 없이 김은지 9단을 오더에서 제외했다. 이에 대해 한국기원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중국리그와 일정이 겹칠 경우 이를 판단하는 것은 감독 재량”이라며 “김은지 9단이 여자리그에 불참하고 중국리그에 출전하는 것과 관련해 한국기원은 여수 팀이나 이현욱 감독과 협의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여수 세계섬박람회 팀을 재정 후원하고 있는 여수시 관계자는 김은지 9단 결장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감독 선임부터 여자바둑리그 운영 전반에 대한 부분까지 대다수 업무를 여수시바둑협회가 담당하고 있다”면서 ”한국기원에 내는 참가비와 운영비 등 지원금이 시에서 나가기 때문에 지출 서류 정산과 같은 업무만 여수시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4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13라운드 오더. 여자바둑리그 홈페이지 갈무리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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