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와 배달로봇에 달린 카메라로 영상을 촬영, 자율주행 인공지능(AI)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차량이나 로봇 외부에 촬영사실과 구체적 내용을 표시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가 14일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위한 개인영상정보 보호·활용 안내서’를 공개했다. 자율주행차, 배달로봇 등에서 촬영된 영상을 AI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영상정보 보호·활용 기준을 담았다.
앞서 산업계에서는 자율주행 AI 개발에 도로, 공원 등 공개된 장소를 촬영한 영상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해 왔다. 이에 개인정보위는 지난 3월 학계와 법조계, 산업계 등 전문가 참여 연구반을 구성했다. 이를 토대로 다양한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의 특성에 맞는 표준화된 촬영사실 표시 방법과 영상 촬영 시 부당한 권리침해 우려에 대한 판단 기준, 촬영된 영상의 처리 단계별로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준수해야 할 사항 등을 반영한 안내서를 마련했다.
안내서에는 개인영상정보 보호 및 활용을 위한 8대 기본 원칙이 담겼다. △비례성 △적법성 △투명성 △안전성 △책임성 △목적 제한 △통제권 보장 △사생활 보호 등이다. 예상되는 편익에 비해 권리침해의 위험이 과도한지 등을 고려해야 하며, 정보주체가 자신의 개인영상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할 수단을 제공하고 이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 등이 골자다.
이와 함께 개인정보 침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바람직한 개인영상정보 처리 방법 및 각종 권고 사항 등도 안내됐다.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별로 촬영 사실을 표시하는 표준화된 방법과 부당한 권리침해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정보주체의 권리 보장을 위해 조치해야 할 사항 등이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차량 외부 전면 및 양 측면에 촬영 사실을 표시해야 하고 촬영 중이라는 사실과 촬영 주체를 필수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문자 크기는 가로 5㎝, 세로 15㎝ 등의 구체적인 기준도 함께 제시했다.
이와 함께 개인영상정보를 AI 학습에 활용하는 경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조치해야 할 사항 등도 안내서에 담았다. 또한 개인영상정보를 안전하게 보관 및 관리하기 위한 필요사항과 유출 또는 훼손 예방을 위한 안전성 확보 조치의 세부 내용 등도 자세히 설명했다.
안내서는 개인정보위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향후 관련 법령의 제·개정이나 AI 기술 발전에 따라 지속 개선·보완될 예정이다.
양청삼 개인정보위 개인정보정책국장은 “AI 발전에 따라 자율주행차, 로봇 등의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가 국민 생활 및 산업 전반에 널리 확대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어 미래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 제품·서비스 개발자 등은 이번 안내서를 참조해 개인영상정보의 안전한 산업적 활용을 촉진하면서도 정보주체에 대한 권리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고 글로벌 차원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