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리스크’ 압박수위 높이는 한동훈…尹 독대 의제 ‘샅바싸움’

‘김건희 리스크’ 압박수위 높이는 한동훈…尹 독대 의제 ‘샅바싸움’

한동훈, 연일 김건희 리스크 비판…“라인 있어선 안돼”
당내 친윤계 즉각 반발…권성동 “분열 심는 정치 해선 안돼”
친한계 “미리 김건희 언급해 尹 독대서 논의할 듯”

기사승인 2024-10-15 06:00:08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쿠키뉴스 자료사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 리스크 우려를 제기하며 압박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친윤계는 내부총질이라며 반발하는 모양새이지만 한 대표는 이에 굴하지 않고 있다. 당내 반발 속 한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김 여사 리스크를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 회동 의제로 올리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그런 분(김 여사)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이 오해하고 기정사실로 생각하는 게 국정 신뢰에 도움 되지 않는다”며 “(김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된다” 말했다.

앞서 한 대표는 김 여사에 대한 거침없는 발언을 냈다.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유세 현장에서 한 대표는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하기 위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지난 10일에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의 기소 판단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결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의 대통령실 인적 쇄신 발언은 ‘한남동 라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일부 대통령실 전·현직 비서관‧행정관 7인이 대선 때부터 김 여사를 보필했고 정무 판단 등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계에선 한 대표의 김 여사 비판을 두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도곡동 7인회’ 같은 참모진이 모은 의견이 겨우 그 정도라면 인적 쇄신은 대표실이 우선”이라며 “분열과 갈등을 심는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친한계가 대통령실 내 김 여사 주변 인사들을 거론하며 ‘한남동 라인’ 인적 쇄신을 요구하자 한 대표 거주지인 도곡동을 언급하며 이른바 ‘돌려까기’를 한 것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일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한 대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자꾸 갈등을 심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두 명의 게이트키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이 김대남 전 행정관 문제 등을 더 큰 논란으로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 화합을 강조해야 하는 당대표의 위치에서 한 대표가 당내 비판이 있음에도 직언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의도가 있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한 대표의 발언 배경엔 윤 대통령과의 독대 의제를 김 여사 리스크로 잡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리스크를 타개할 의견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많은 비판이 있었는데 10·16 재보궐 선거 이후 이뤄지는 독대에서 꼭 다루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김 여사가 최근 명태균씨와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 논란과 연관돼 있다는 의혹이 있는 가운데 집권여당의 돌파구 마련을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로 한 대표가 먼저 김 여사를 비판하고 의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친한계들의 설명이 나오고 있다. 한 친한계 인사는 14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한 대표가 지난번 당 지도부 만찬처럼 밥만 먹고 와선 안 된다.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대화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면 국민들에 대한 배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한 대표는 여야 모두 문제 삼고 있는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해 매듭짓고 싶어 하는 거 같다”며 “미리 (김 여사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확실히 의제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 의도가 있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윤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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