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첫 민심 바로미터 10·16 재보궐…민주·국힘 ‘텃밭’ 지켰다

총선 후 첫 민심 바로미터 10·16 재보궐…민주·국힘 ‘텃밭’ 지켰다

민주, 전남 영광·곡성서 모두 승리…조국혁신당 압도
국힘, 부산 금정·인천 강화서 보수 지지세 재확인
이재명·한동훈, 리더십 위기설 일축

기사승인 2024-10-17 06:22:14
10ㆍ16 재ㆍ보궐선거가 실시된 16일 오후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된 더불어민주당 장세일 후보가 배우자 정수미 씨와 화환을 목에 걸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10·16 재보궐 선거에서 각자의 텃밭 사수에 성공했다. 민주당은 전남 영광·곡성군수 선거에서 도전장을 내민 조국혁신당을 압도했다.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에서 야권 단일화 후보의 추격을 뿌리쳤으며, 인천 강화에서도 승리해 해당 지역의 보수 지지세를 재확인했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남 영광과 곡성,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과 인천 강화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전남 영광군수 선거에서는 장세일 민주당 후보가 41.08%(12만951표)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어 이석하 진보당 후보가 30.72%(9683표),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가 26.56%(8373표), 오기원 무소속 후보가 1.62%(512표)를 기록했다. 영광군수 선거는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간의 치열한 접전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으나, 민주당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곡성군수 선거에서는 조상래 민주당 후보가 55.26%(8706표)로 박웅두 조국혁신당 후보(35.85%, 5648표), 최봉 국민의힘 후보(3.48%, 549표)를 꺾고 당선됐다.

인천 강화군수 선거에서는 박용철 국민의힘 후보가 50.97%의 득표율로 한연희 민주당 후보(42.12%)를 제치고 승리했다.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는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가 61.03% 득표율로 김경지 민주당 후보(38.96%)를 눌렀다.

이번 선거는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이 아닌 기초단체장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여야 대표들이 총력을 다하면서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부산 금정을 다섯 차례 이상 방문해 유세를 벌였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전남 지역에서 강력한 지지세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양당 모두 우세 지역에서 승기를 잡으며, 각 당 대표들은 리더십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이 대표는 다음 달 공직선거법과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호남에서의 확실한 승리를 통해 당내 재신임을 받는 데 성공했다. 한 대표 역시 이번 승리를 통해 '책임론'에서 벗어나 당내 목소리를 강화할 기반을 다지게 됐다.

윤일현 국민의힘 금정구청장보궐선거 후보가 16일 오후 부산 금정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유력해지자 꽃다발을 목에걸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금정, 국민의힘 승리로 한동훈 리더십 강화

부산 금정구는 전통적으로 국민의힘의 강세 지역으로 평가됐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야권 단일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며 변수로 작용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 정권 심판론 등이 부상하면서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가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로 해석되는 것을 피하려는 전략을 펼쳤다.

이번 선거 결과로 한 대표는 당내 리더십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당정 갈등 국면에서도 목소리를 더욱 확실히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야권에서 김건희 여사 및 채상병 관련 특검 정국을 주도하고 있어 한 대표의 행보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상병 정치 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금정구 승리만으로는 당정 갈등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앞으로 예정된 특검 문제와 당내 갈등이 지속된다면 한 대표의 리더십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남 영광·곡성, 민주당 ‘텃밭’ 사수

전남 영광군수 선거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지역이었으나,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이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치며 3자 구도가 형성됐다. 조국혁신당은 조국 대표의 조직력을 기반으로 민주당을 위협했으며, 진보당도 지역에 대규모 선거운동을 펼치며 강한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끝내 지역적 우위를 지켜내며 승리했다. 이에 민주당은 향후 지방선거 등에서의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둔 민주당 중진 의원은 “호남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다른 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있지만, 행정가는 민주당에서 나와야 한다는 기류가 여전히 강하다”고 설명했다. 박 평론가도 “이번 재보궐선거는 민주당에 큰 상처를 남기지 않았다”며, “군수 선거에서 다른 당이 도전해도 큰 선거에서는 결국 민주당으로 결집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다음 달 공직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혐의 관련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어, 이번 호남에서의 승리가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11월 위기설’이 제기되는 만큼, 당내 결집을 통해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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