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식품기업들이 화장품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종합식품에서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 서영이앤티는 화장품 제조사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했다. 서영이앤티는 가공식품 도소매업과 맥주 냉각기를 제조하는 종합식품기업이다. 그동안 식품·생맥주 기자재 관련 사업을 기반으로 실적을 유지했으나 최근 경쟁이 심화되며 시장의 불투명성을 극복하고자 신사업을 모색해왔다는 설명이다.
서영이앤티는 다른 ODM사 대비 높은 상품 개발 역량, 차별화된 자체 프로세스 등을 비앤비코리아 인수 결정 요인으로 꼽았다. 비앤비코리아는 달바·메디큐브·더마팩토리·닥터 펩티 등 100여 개의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허재균 서영이앤티 대표이사는 “비앤비코리아 인수를 통해 종합 식품을 뛰어넘어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료를 자체 개발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hy는 회사 핵심 기술인 미생물 연구를 활용해 식품에서 화장품까지 제품 개발 폭을 넓혔다. 뷰티 브랜드 ‘프레딧 뷰티’를 출시한 hy는 식음료 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종합 유통회사로 규모를 키우고 있다. hy는 지난해 5월 ‘NK7714 하이퍼 부스팅 앰플’을 출시한 후 크림형 화장품, 선 에센스, 젤 클렌저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프레딧 뷰티는 자체 개발 원료 ‘피부 유산균 7714’를 사용해 제품을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개발한 끝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피부 건강 기능성 원료로 인증받았다. hy는 프로바이오틱스 기술력을 입혀 다양한 뷰티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웅진식품도 화장품 ‘원료’ 판매를 염두해 화장품책임판매업을 등록하는 등 관련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화장품 브랜드 출시가 아닌 화장품 원료 개발·판매를 위한 등록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웅진식품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화장품 원료의 제조 및 판매업’을 추가한 바 있다.
식음료업계에서 이처럼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내수시장의 포화로 더 이상 식품만으로는 수익을 확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해외 진출이 아니면 신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신사업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다양한 사업에 뛰어드는 분위기”라며 “특히 화장품의 경우 식품업계의 위생이나 기술 등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연관이 없는 분야보다 진출이 비교적 용이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기업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 다양한 방향으로 공격적인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