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고명당이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15년 만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28일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전날 치러진 선거에서 191석을 차지했다. 공명당 의석수는 24석이다.
자민당과 공명당의 의석수 합계는 215석으로 선거 전 279석에 크게 미치지 못했으며, 중의원 465석 과반인 233석도 넘지 못했다. 두 정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것은 옛 민주당에 정권을 넘겨준 2009년 이후 15년 만이다.
자민당과 공명당이 이번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농친 데는 지난해 말 터진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 파문과 고물가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 등의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정치 개혁'에 목소리를 높이며 자민당 비자금 문제를 집중 공략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기존 98석에서 148석으로 크게 약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제1야당이 전체 의석수의 30%에 해당하는 140석 이상을 확보한 것은 2003년 민주당이 177석을 얻은 이후 21년 만에 최초라고 보도했다.
우익 성향 야당인 일본유신회는 44석에서 38석으로 의석이 줄었으며, 국민민주당은 7석에서 28석으로 의석수가 대폭 늘었다.
이에 따라 자민당‧공명당과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이른바 '헌법 개정 세력'의 전체 의석수는 개헌안 발의 의석인 310석에 모자라는 297석이 됐다. 여당이 과반을 놓치면서 일본 정계는 연정 확대와 이시바 총리 퇴임 등 권력 투쟁과 세력 결집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는 태평양 전쟁 이후 최단기간에 중의원을 해산했으나 선거 패배로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 등 정책은 힘을 받기 어려워졌다.
이시바 총리는 개표 중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거취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한 뒤 "앞으로 우리가 내건 정책 실현을 위한 노력을 최대한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