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내년도 예산안으로 38조7081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대비 7.2% 증가한 규모로 중앙정부 예산 증가율 3.2%보다 2배 이상 높다. 김동연 지사의 ‘확장재정’ 기조가 반영된 편성으로 분석된다.
김동연 지사는 5일 도청에서 2025년도 예산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경기도 예산은 ‘휴머노믹스’ 예산”이라며 “양적 성장이 아닌 사람 중심 성장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투자하겠다”며 편성 배경을 밝혔다.
김 지사는 예산안 발표 서두에서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대독한 정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경제성장률 4.5%를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긴축예산”이라며 “고민도 없고 어려움을 타개할 해법도 보이지 않는 무책임한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52조원에 이어 올해 30조원의 정부 세수결손 전망을 들며 재정을 포기한 예산이라고도 했다.
김 지사가 이날 밝힌 경기도 내년도 예산안은 ‘기회 책임 통합’ 세가지 키워드로 정리된다.
기회예산은 경제활력과 미래먹거리, 중산층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SOC 예산에 2조8000억원을 투자하고, 지방채 발행으로 확보한 4962억원은 도로, 하천, 철도 등 지역 SOC 개발에 전액 사용된다. 기후예산은 전년 대비 1216억원 증액 편성했다. 대한민국 최초 기후위성 발사로 기후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기후펀드와 기후행동 등으로 대변되는 생활 체감형 에너지 자립 지원사업에 278억원을 편성했다. 이와 함께 청년 사다리 프로그램, 청연 갭이어를 포함한 청년 기회에 2384억원을 투자한다. 반도체, AI 등 첨단 신성장산업과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예산도 2배 이상 늘렸다고 했다.
김 지사는 “발행한 지방채는 경기도 2025년도 예산안의 1.3% 수준”이라며 “감내할 만한 정도”라고 했다.
책임예산으로는 내년 지역화폐 발행에 1043억원을 편성했다. 경기도는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지역화폐를 발행해 골목상권과 민생을 지키겠다는 구상이다.
교통예산으로는 The 경기패스, 경기도 어린이·청소년 교통비 지원, 버스 공공관리제 등에 총 7000억원이 투입된다. 아울러 농수산물 할인 쿠폰 지원 200억원, 경제 살리기 통 큰 세일에 50억원을 편성했다. 자금 융통이 어려운 소상공인을 위해 전국 최초로 최대 500만원 한도의 운영비 전용 카드도 지원한다.
이와 함께 65세 이상 저소득층 어르신의 입원 간병비를 지원하고,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예산도 증액했다. 새로운 산업에 대한 직업 교육에 6.7% 증액한 336억원을 투자한다.
통합예산에는 경기도 독립기념관 설립 추진이 포함됐다. 김 지사가 지난 8월29일 이종찬 광복회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밝힌 독립기념관 설립 발언에 대한 후속 조치다.
유공자 예우를 위해 참전명예수당이 50% 증액되고,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족을 위한 사회통합예산도 전년 대비 34.8% 증액했다. 아울러 외국인 인권지원센터와 외국인 자녀 보육 지원예산도 2배 이상 확대한다.
특히 경기북부 대개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가평·연천 등 경기북부 6개 시군에 525억원을 투자하고 도로, 하천을 비롯한 교통인프라 확충에 2018억원을 투입한다.
김 지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과감한 확장재정을 펼치는 것은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경기도의 담대한 결정”이라며 “2025년 기회, 책임, 통합예산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민생을 지키겠다”고 이번 예산편성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이번 예산안은 4일 경기도의회에 제출됐으며 이날 개원한 제397회 정례회에서 심의 의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