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선이 유력해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시,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5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은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공화당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인단 230명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210명을 확보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앞서나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니아에서도 승리를 굳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일단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재정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고, 지난 2017년부터 시행돼 내년 이후 만료되는 감세안을 연장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근로자가 받는 팁과 초과 근무 수당, 퇴직자의 사회보장 연금 등에 부과되는 세금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연방예산위원회(CRFB·Committee for a Respnsible Federal Budget) 분석을 바탕으로 예측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정 지출 공약은 앞으로 10년 동안 미 장기 국채금리를 43bp(bp=0.01%포인트) 높이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에는 20bp였다.
확장재정 등 경기 부양책과 감세 정책 추진시 이는 곧 국채 발행량 증가로 국채 수익률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 통상 달러 가치가 상승한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관세를 강화하는 것도 강달러의 요인이다. 그는 재선에 성공하면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와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실제로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깜짝 당선됐던 2016년에도 환율은 트럼프가 승리한 11월8일 1135원에서 연말 1208.5원으로 약 두 달 만에 6.48%가 치솟았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4.9원(1.08%) 오른 1394.7원에 거래 중이다. 1400선 코앞까지 올랐다. 진옥희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을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1310~1400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1350~1450원대로 전망했다.
환율뿐 아니라 금리에도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지속적인 금리 인하가 어렵다는 관측을 잇따라 내놓았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건 자산운용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영향으로 연방준비제도(Fed)가 12월에 금리 인하를 일시 중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제동이 걸리면 국내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환율이 불안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낮추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서 환율이 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환율이 금리 결정의 새 변수가 됐다며 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