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제시 린가드를 앞세워 749일 만에 박주영을 출전시킨 울산 HD와 무승부를 거뒀다.
FC서울은 10일 오후 2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7라운드 울산 HD과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치열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서울은 승점 1점을 추가하며 55(15승10무12패)점째를 올렸다. 같은 시간 경쟁팀 포항이 김천에 패하면서 서울이 4위 자리를 지켰다. 리그 우승을 확정한 울산은 승점 69점(20승9무8패)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 ‘레전드’ 박주영의 출전 소식이 전해졌다. 플레잉 코치인 박주영의 K리그 출전은 2022년 10월23일 제주전이 마지막이다. 은퇴를 앞둔 박주영이 서울 소속으로 무려 11년간 뛴 만큼, 서울 팬 앞에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팀 차원의 결정이다. 울산이 이미 리그 우승을 확정했기에 할 수 있는 선택이기도 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이 직접 찾아와 ‘(박주영이) FC서울에서 선수 생활을 오래 했으니 뛰면 좋겠다’고 건의했다”며 출전 배경을 밝혔다. 박주영은 서울에서만 314경기에 출전해 90골32도움을 기록했다.
전반 32분 그라운드를 밟은 박주영은 서울 홈팬, 울산 원정팬 모두에게 박수를 받았다. 박주영은 투입된 후 고승범·김주환과 연계 플레이를 선보였다.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는 등, 약 2년 만의 출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박주영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이청용과 교체됐다.
양 팀은 전반 내내 팽팽한 중원 싸움을 펼쳤다. 김우성 주심이 관대한 판정을 보이자 몸싸움은 더욱 거세졌다. 전반 38분 서울 루카스의 슈팅이 울산 옆 그물을 스쳤다. 울산 주민규는 1분 뒤 이명재의 크로스를 받아 곧바로 회심의 헤더 슈팅을 때렸지만, 골대를 맞고 튀어 나왔다.
전반 추가시간 막바지에 울산이 선제골을 넣었다. 보야니치가 서울 수비 사이로 절묘한 패스를 건넸다. 1대1 기회를 맞은 고승범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고승범은 이 득점으로 리그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서울은 후반 시작부터 기성용을 투입하며 반격을 꾀했다. 위기에 몰린 서울에서 린가드가 구세주로 나섰다. 후반 6분 기성용이 공을 뺏은 뒤 린가드에게 공을 내줬다. 린가드는 페널티 박스 앞에서 과감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고, 공은 울산 골망을 흔들었다. 린가드의 시즌 6호골. 서울이 빠른 시점에 1-1 동점을 만들었다.
흐름을 탄 서울은 파상공세를 펼쳤다. 후반 16분 일류첸코와 루카스의 연계로 완벽한 1대1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루카스의 왼발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역전골에 실패했다. 5분 뒤에는 최준의 슈팅이 또다시 크로스바를 맞았고, 야잔의 중거리슛마저 조현우에게 막혔다.
후반 35분 손승범이 박스 안에서 넘어졌고, 이를 주심이 온필드 리뷰로 확인했다. 그러나 김 주심은 정당한 몸싸움이었다 판단했고,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서울은 후반 38분 최준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까지 맞았다. 결국 양 팀은 후반 남은 시간, 승부를 뒤집지 못하며 1-1로 경기를 끝냈다.
한편 이날 홈 마지막 경기 3만7288만 관중을 기록한 서울은 2018년 유료 관중 도입 이후 K리그 최초로 단일 시즌 50만 관중(50만1091명)을 돌파했다. 서울은 4대 스포츠(축구·야구·농구·배구) 단일 시즌 평균 관중 1위(2만7838명)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