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흥국생명 소속 설계사와, 교보생명, AIA생명을 제재했다. 이들은 보험을 모집하며 다른 보험설계사 이름을 이용하거나, 지급해야 할 보험금과 이자를 적게 지급했다. 받아야 할 보험료는 납입을 면제하지 않고 더 받았다.
보험사 부당 대우에 대한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는 △보험설계사 명의 △보험금 지급일 이전 알림 △보험금을 지급할 이유(보험사고)의 1~2년간 발생 여부 △가입 당시 앓던 질병의 5년 내 추가진단‧치료 여부 △장해 후 보험료 면제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
11일 제재조치요구내용을 보면 금감원은 흥국생명 소속 보험설계사에게 지난달 31일 과태료 560만원을 부과했다.
이 설계사는 지난 2020년 1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A생명보험사의 상품 계약 4건을 자신이 모집하고 타 보험대리점 소속 보험설계사 B가 한 것으로 처리했다. 수수료 2910만원은 흥국생명 소속 설계사가 챙겼다. 이 설계사는 제재 시점에 이미 흥국생명 소속이 아니었다.
지난 28일에는 교보생명에 과징금 3억3700만원이 부과됐다. 소속 임원(퇴직자 포함) 3명은 주의와 주의에 상당하는 조치를 받았다. 금감원은 회사에 자율 처리해야 하는 사항도 통보했다.
교보생명은 ‘무배당교보First저축보험Ⅲ’ 등 27종 보험약관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시기 일주일 전에 지급 사유와 금액을 계약자나 보험수익자에게 알려야 한다. 알리지 않으면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 다음날부터 보험금 청구일까지 기간에 대해 이자를 붙여 지급해야 한다. 그런데 교보생명은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 지난 2020년 7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총 499건에 대해 3270만원을 과소지급했다.
이외에도 교보생명은 부당하게 보험계약을 해지했다. ‘무배당교보행복한준비보험’ 등 4종 보험약관에는 보험사가 계약을 소멸할 수 없는 예외가 명시돼 있다. 계약자나 피보험자가 검사 소견 등 계약 전 알릴 의무를 위반했으나 1~2년간 관련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않았을 때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지난 2021년 2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이에 해당하는 6개 보험계약을 해지했다.
같은날 AIA생명도 과징금 1000만원을 부과받았다. 소속 임원 3명이 주의‧주의상당을 받고 자율처리가 필요한 사항도 통보받았다.
AIA생명은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을 주지 않았다. ‘무배당뉴AIA실손의료비보험’ 등 8종 보험약관을 보면 알릴 의무에 따라 보험사에 앓던 질환을 알린 고객이 향후 5년간 같은 질환으로 추가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 보험사는 이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런데 AIA생명은 지난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총 28건 계약에 대해 보험금 45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무배당실속맞춤보장보험’ 등 5종 보험약관에 따라 피보험자가 일정 수준 이상의 장해를 갖게 되면 그 이후 보험료 납입을 면제해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 AIA생명은 지난 2020년 7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총 6건 보험계약에 대해 보험료 330만원을 과다수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