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검색과 지도, 쇼핑 등에 인공지능(AI) 원천기술 밀착을 통해 한 단계 더 진화한다.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네이버 계열사들이 모인 ‘팀네이버’의 통합 컨퍼런스 ‘단24’가 개최됐다. 네이버는 단24를 통해 AI가 각 서비스에 어떻게 녹아들어 달라지는지에 대한 미래상을 제시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온 서비스 AI’를 선언했다. 온 서비스 AI는 ‘포용적인 AI 철학을 바탕으로 전 서비스에 AI를 녹여내는 것’을 뜻한다. 즉, AI 원천기술 밀착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AI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회사다. AI를 통해 네이버의 플랫폼은 더욱 가치 있을 것”이라며 “네이버는 사용자와 정보를 연결해 주는 검색 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발견을 통해 사용자가 각자의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는 ‘탐색’ 서비스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 온 서비스 AI는 각각 어떻게 적용될까. 우선 네이버의 ‘근간’인 검색은 생성형 AI 검색으로 변화한다. 네이버의 생성형 AI 검색은 현재 통합검색 기술에 AI 및 개인화 추천 기술이 결합된 형태다. 오는 2025년 상반기에는 ‘AI 브리핑’을 만나볼 수 있다. AI 브리핑은 기존 네이버 검색 결과와 함께 요약을 제공하고, 출처 문서를 연결해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필요한 정보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상품 탐색도 가능하고, 일본어와 영어 등 외국어로도 검색해 요약을 제공한다.
최재호 네이버 발견·탐색 프로덕트 부문장은 “AI 브리핑은 검색 결과를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좋은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에 집중한다”며 “‘흑백요리사 식당 후기’를 검색할 경우 후기만 보여주는 것을 넘어 콘텐츠를 연결해 실제 식당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측면에서도 변화가 적용된다. 기존 내 이웃·가입 카페만 보여주던 블로그·카페 홈은 내가 좋아할 만한 이웃 및 카페 등을 추천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변화한다. 네이버 ‘클립’에는 ‘배지’를 적용해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을 묶어 살펴볼 수 있도록 한다. 이와 함께 AI를 활용, 창작을 돕는 도구가 적용된다. 블로그에 사진을 올릴 경우, 해당 사진에 담긴 상품의 쇼핑 정보를 자동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방식 등이다. AI 추천 등을 통해 이용자가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을 보다 늘리면서. 창작자의 수익도 더욱 증가하게 된다. 이는 더욱더 다양한 콘텐츠를 사람들이 생산, 질 좋은 검색 결괏값을 유지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지도 서비스는 서비스 온 AI를 통해 보다 생생하고 편리해진다. 거리뷰 3D를 통해 오프라인 정보를 3차원으로 살펴볼 수 있다. 기존의 거리뷰 외에도 가게의 쿠폰이나 메뉴 같은 정보 등을 띄울 수 있는 것이다. VR 실내 투어를 통해 ‘팝업스토어’ 등 행사장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체험할 수 있다. 이동 중에는 실내 대중교통 정보를 설정해 목적지가 다가오면 미리 하차 알림을 주고, 목적지 인근의 인기 장소를 추천한다.
이는 네이버의 공간AI 기술력이 있기에 구현 가능하다. 네이버는 디지털트윈과 디지털 측위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 스위스 로봇 스타트업 등과도 사업 및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동환 네이버랩스 비전그룹 리더는 “네이버는 공간 서비스와 기술을 모두 보유한 확고한 선두주자”라며 “공간이 단순한 삶의 무대가 아닌 자연스럽게 정보와 서비스가 융화되는 플랫폼이 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 쇼핑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네이버는 2025년 1분기를 목표로 별도의 쇼핑앱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해당 앱 내에서 상품을 검색하면 상품뿐 아니라 ‘쇼핑 에이전트’가 등장한다. 블로그·카페 글을 통한 상품 구매가이드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네이버 배송 서비스도 2025년 상반기 중 변화된다. ‘지금 배송’과 ‘새벽 배송’, ‘오늘 배송’, ‘내일 배송’, ‘휴일 배송’, ‘희망일 배송’ 등으로 이용자의 필요에 맞는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서비스의 원천기술인 하이퍼클로바X는 더욱 똑똑해지고, 감각도 확장됐다. 그래프레디와 유저인사이트, 오토브라우징 등을 통해 더욱 신뢰성 있고 상세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하이퍼클로바X 비전과 오디오를 통해 시각 정보 및 음성 정보 등도 이해 가능하다. 특히 오디오의 경우, 인간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 발화하는 모델이다. 이날 시연에서 AI는 발화 중 사용자의 발언을 경청하고 웃음이나 침묵 등 비언어적 대화도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AI 생태계 성장을 위한 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공개됐다. 네이버 ‘임팩트 프로젝트’다. 누구나 AI를 비롯한 네이버의 다양한 기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우며 펀드를 조성, 6년간 1조원 구모로 투자한다. 네이버 커넥트재단은 향후 5년간 600억원을 투자해 AI 교육 커리큘럼 확대 및 AI 인재 육성에 나선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AI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강조됐다. 최 대표는 “AI는 ‘얼리스테이지’다. 생성형 AI 시대가 도래했고 이같은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컨퍼런스를 통해 답을 드렸다”며 “전략적으로 자원을 투입해 네이버 AI 서비스 전반에 생성형 AI 기술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사업을 하면서 기술 내재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AI 기술에 대한 R&D성 투자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AI 비용을 효율화하기 위해 다양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AI 칩과 관련해 삼성전자, 인텔 등과도 이야기를 진행했다”며 “다양한 업체와도 이야기를 진행한 후 달라지는 내용이 있다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