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美에서 금융상품 판다…현지 증권사 인수

한화생명, 美에서 금융상품 판다…현지 증권사 인수

기사승인 2024-11-20 10:34:03
한화생명

한화생명이 국내 보험사 최초로 미국 현지 증권사인 벨로시티(Velocity Clearing)를 인수한다. 국내 보험사가 미국에서 직접 금융 상품을 공급하고 판매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한 것이다.

20일 한화생명은 지난 19일 벨로시티 지분 75%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해외법인 등 금융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미국에서 다양한 투자 기회를 창출해 장기적 수익성을 강화하고 해외 금융 사업과의 시너지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03년 설립된 벨로시티는 기관 투자자를 고객으로 하는 미국 뉴욕의 IT 기반 증권사다. 주식대차거래, 매매체결 이후 상황이 바뀌어도 약속대로 정산하는 청산‧결제 서비스, 헤지펀드나 대형 투자기관에 제공하는 종합서비스인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가 주력이다. 자체 기술력과 미국 내 네트워크, 우수한 인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는 한국 등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상장주식 중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에서 국내 주식시장 수요가 줄고 미국 주식시장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 발맞춘 것으로 보인다. 한화생명은 이러한 벨로시티의 핵심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직접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09년 베트남 해외법인을 설치하고 2013년 인도네시아 현지 생명보험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국내 생명보험 시장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정체하면서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했다”며 “미국에서는 자본시장에서 투자 기회와 인력을 확보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생명 여승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번 인수는 대한민국 리딩 보험사의 역량을 글로벌로 확대하는 마중물이자 장기적 성장을 견인할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벨로시티 마이클 로건(Michael Logan) 대표이사는 “한화생명의 적극적이고 선도적인 글로벌 행보를 주목했다”며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서의 성공 모델을 토대로 미국 내 신규 투자 자본 유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절차는 양국 감독당국의 인허가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7월 열린 제8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금융회사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방안 일환으로 국내 보험사의 해외 금융회사 인수 허용방침이 발표됐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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