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올해만 인사청문회를 두 차례 사흘로 연장했다. 박장범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연장을 두고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정치권에서는 언론환경의 변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국민의힘은 과방위 소속 위원들은 19일 성명문을 내고 “더불어민주당이 KBS 사장 인사청문회를 사흘간 하겠다고 했다. 이틀간 청문회도 유례없는 일”이라며 “다른 흠결을 잡지 못했는지 밤 9시에 청문회를 3일로 늘리는 계획서를 기습 단독 강행처리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틀 동안 보여주지 못한 검증실력을 사흘에 체력검증으로 해보자는 거냐”며 “무엇보다 과방위가 국무위원도 아닌 공영방송 사장 후보자를 사흘간 청문회할 시간이 없다”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후보자의 자료제출이 미흡했다고 맞섰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전날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인사청문회 연장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럼에도 해야 하겠다고 판단을 하게 됐다”며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시간을 끌지 않았냐. 여당 의원들이 힘을 보태서 자료를 내게 했으면 이런 일이 없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과방위가 KBS 사장 인사청문회를 이틀간 진행하고 사흘로 연장한 경우는 전례가 없다. 앞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도 3일을 진행해 여야가 격돌한 바 있다.
이 위원장 인사청문회에도 여야는 청문회 기간을 두고 비슷한 논리로 공방을 벌였다. 최형두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는 “자질과 정책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가 체력을 검증하는 자리로 변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법인카드 사용의 부적절 등 다수 의혹이 남아있다”며 “자료제출도 미흡했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는 과방위가 두 차례 인사청문회를 연장한 배경으로 ‘언론의 독립성’ 문제를 꼽았다. 여야 진영문제를 떠나 언론의 영향이 큰 만큼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언론은 독립성이 생명이다. 와치독(감시자)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며 “진영을 떠나 권력유착과 사주 사건이 자꾸 발생해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각 진영에 편향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여야 모두 날카로울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3일씩 해야 하냐는 말이 나오는데 환경이 변했다”며 “여야 모두 치열하게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