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주가 부양을 위해 꺼내든 ‘밸류업 지수’ 추가 종목 선정 효과에 이목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자금 유입과 투자심리 자극을 통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지만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오는 12월 20일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을 변경할 예정이다. 기존 종목은 그대로 유지하고 특별 편입을 통해 종목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특별 편입 대상은 밸류업 지수를 발표한 지난 9월 24일부터 오는 12월 6일까지 밸류업 공시에 나선 상장사다.
거래소가 밸류업 지수 종목 추가 편입에 나선 배경에는 선정 종목 적정성 논란과 함께 추락하는 국내 증시 문제가 깔려있다. 먼저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두산밥캣은 소액주주에게 불합리한 합병 비율을 적용해 밸류업에 역행한단 지적을 받았다. 또한 엔씨소프트는 주주환원에 인색하고 성장동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에도 편입돼 적정성 논란을 불러왔다.
여기에 트럼프 도널드 전 대통령이 미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국내 증시가 추락한 점도 밸류업 종목 추가 선정의 이유로 꼽힌다. 코스피는 이달 4일 2588.97(종가)에서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15일 2416.86까지 6.65%(172.11) 폭락했다. 장중 한때 2400선이 무너지는 모습도 보였다.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였지만 20일까지 2400선에 머물렀다.
시장에서는 ‘밸류업 지수’ 종목 추가 선정이 선정 종목을 넘어 전체 주가 부양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12개 상장지수펀드(ETF)와 1개 상장지수증권(ETN)를 통해 선정 종목에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또한 선정 종목의 주가 상승이 시장의 투자심리를 살려 코스피의 회복을 견인하길 기대하는 모습이다.
실제 국내 증시에서 밸류업 지수에 신규 편입될 것으로 전망되는 종목들이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유력하게 편입이 전망되는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20일 전 거래일 대비 각각 4.37%, 3.72%, 2.00% 상승했다. KB금융의 주가는 9만5600원에 달해 10만원에 근접해 갔다.
시장에서는 밸류업 지수에 신규 편입될 종목으로 △KB금융 △하나금융지주 △SK텔레콤 △LG전자 △KT △롯데이노베이트 △BNK금융지주 △SK이노베이션 △유한양행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아모레퍼시픽 등을 예상한다. 이들 종목은 시가총액과 수익성, 유동성 측면에서 거래소의 밸류업 지수 선별 방식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달 20일 밸류업 지수 종목 추가 특별편입이 예고된 가운데 기존에 편입됐거나 편입이 예상되는 금융, 음식료, 자동차, 통신주가 상승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다만 밸류업 지수 추가 편입에도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권영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출 없이 편입만 이뤄지는 경우 지수 종목 수가 늘어나 각 종목에 배정되는 비중이 전반적으로 줄어든다”며 “또한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과 함께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업 지수 입장에서는 투자 요인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