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까지 보험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원 이상 증가했다. 보험상품 판매와 투자 수익을 확대한 결과다. 다만 금리인하와 제도 개선으로 보험부채가 늘면서 자기자본은 줄었다.
26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생명보험사 22개와 손해보험사 31개가 총 13조39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조5624억원(13.2%) 증가한 실적이다.
생명보험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조307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76억원(12.6%) 늘었다. 주요 손익을 보면 보험 손익보다 투자 손익 증가폭이 컸다. 보험을 판매해 거둔 보험 손익은 4조5565억원으로 같은 기간 2271억원(5.2%) 성장했다. 자산을 운용해 얻은 투자 손익도 2조3709억원으로 5974억원(33.7%) 확대됐다.
손해보험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9조90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668억원(13.6%)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주요 손익을 보면 보험 손익보다 투자 손익이 더 크게 늘었다. 보험 손익은 7조78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47억원(3.4%), 이자 수익 등 투자 손익은 2조9917억원으로 9506억원(46.6%) 성장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는 보장성보험을, 손해보험사는 장기 보험을 더 판매해 보험 손익을 개선했다. 종신보험이나 암보험 등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주는 보장성보험은 생보사의 주력 상품이다. 생보사가 보장성보험을 판매해 받은 보험료는 올해 9월까지 40조717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조6874억원(13%) 증가했다.
손해보험사도 주력 상품인 장기보험을 확대했다. 장기보험은 보험기간이 3년 이상으로 긴 상품이다. 보험료 일부를 저축보험료로 보고 이자를 더해 돌려주는 저축성 상품도 장기보험에 속한다. 손보사가 장기보험을 판매해 받은 보험료는 올해 9월까지 51조91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5618억원(5.2%) 증가했다.
한편 생보사와 손보사는 올해 퇴직연금과 자동차보험 수입보험료 감소를 겪었다. 생보사가 올해 9월까지 받은 퇴직연금 보험료는 8조30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2623억원(13.2%) 줄었다. 손보사의 자동차보험료 수입도 올해 9월까지 15조60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3억원(1.4%) 감소했다.
전 보험사의 9월 말 기준 총자산은 1257조원으로 지난해 12월 말 대비 30조7000억원(2.5%)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총부채도 1110조3000억원으로 52조2000억원(4.9%) 증가했다. 결국 총자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기자본은 같은 기간 146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21조5000억원(12.8%) 줄었다.
지난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는 금리가 내려가면 보험사 부채를 평가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을 낮춘다. 금리 인하가 부채 증가의 원인인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 하락과 제도 개선으로 할인율이 하락해 부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PF와 해외 상업용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면서 “보험사가 재무건전성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보험회사의 당기손익과 재무건전성 등을 앞으로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잠재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