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했다. 사실상 합병의 마지막 관문으로 불리던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심사를 넘어서면서 2020년 11월 시작된 두 기업의 기업결합 절차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EC는 전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위해 EU 경쟁당국이 제시한 조건부 승인의 선행 조건을 모두 충족해 심사를 종결한다’고 밝혔다.
EC의 심사 종결은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린 지 9개월 만이다. 앞서 EU 경쟁당국은 지난 2월 파리, 프랑크푸르트, 바르셀로나, 로마 등 유럽 4개 여객 노선을 국내 다른 항공사에 이관하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매각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며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
대한항공은 유럽 4개 노선을 티웨이항공에 이관하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에어인천에 매각했다.
EC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화물사업 부문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에어인천을 ‘적합한 매수인’으로 승인했다. 그러면서 "에어인천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서 독립적이며 양사 및 다른 경쟁자들과 존립할 수 있고 적극적인 경쟁업체로서 매각 사업을 유지하고 전개할 수 있는 재정적 자원, 입증된 경험과 인센티브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어 EC는 아시아나항공 화물부문을 넘겨받음으로써 즉각적 경쟁 우려 등이 발생하지 않아 승인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에어인천은 내년 중 인수를 마무리하고 2025년 7월 1일 첫 운항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EC의 최종 승인이 나오자 마지막 남은 기업결합 심사국인 미국 법무부에 이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법무부는 EU와 달리 승인 결정을 내리는 절차가 없어 합병에 대해 독과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승인으로 간주된다.
대한항공은 그간 미 법무부가 우려를 제기해온 미주 노선 독과점 해소를 위해 에어프레미아와 미주 노선 연계 운항을 확대하는 등 선결 과제를 이행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심사를 마친 뒤 12월 20일 이전까지 신주 인수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