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를 코리아컵 우승으로 이끈 김인성이 결승골 순간을 돌아봤다.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30일 오후 3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울산 HD와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3-1 역전승을 거둬 우승을 차지했다.
사상 첫 동해안 더비 결승에서 소중한 승리를 챙긴 포항은 코리아컵 2연패를 달성하며 ACL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광주와 전북이 각각 ACLE, ACL2에서 우승하지 않는다면, 코리아컵 우승을 차지한 포항에 ACL2 진출권이 주어진다. 연장 후반 김인성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우승 주역이 됐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 감독은 “많은 팬들이 멀리서 응원을 와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시즌 초반 좋은 과정을 거쳤다. 이후 다소 고전했지만, 선수들의 땀과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극복할 수 있었다”며 “울산은 리그 챔피언이다. 당연히 좋은 팀이다. 반면 포항은 좋지 않은 결과를 거두고 있었다. 주중에 있던 ACL 경기에 로테이션을 돌려서 체력적으로 이점이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반 미드필더 진영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선수들의 위치 변화를 통해 이를 극복했다. 김인성이 결정적인 순간에 귀중한 골을 넣었다. 멋진 마무리를 해준 인성이에게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다.
김인성은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 몸 풀 때부터 팬들의 응원을 보면서 벅차올랐다. 라이벌전이었던 만큼 더 이기고 싶었는데, 골을 넣고 우승할 수 있어서 감격스럽다”고 기뻐했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울산 소속이었던 김인성은 친정팀에 비수를 날렸다. 그는 “몸담았던 팀을 상대로 골을 넣으면 세리모니를 자제한다. 하지만 이번 골은 축구 인생 중에 가장 감격스럽고 벅찬 골”이라고 설명했다. 또 “어시스트를 준 김종우에게 모든 걸 다 해주고 싶다. 맛있는 음식을 꼭 사주겠다”고 웃어 보였다.
박 감독은 “결승까지 올라온 상황에서, 전반기의 좋았던 기세는 다 사라졌었다. 울산과 리그에서 좋지 않은 전적이었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고자 했다”며 “초반 기억을 살리려고 했다. 마지막에 웃으며 팬들에게 박수받을 수 있어서 기분 좋다”고 만족했다.
그러면서 “시즌 초에 비해 많이 발전했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여름 지나서 무너질 뻔한 순간에 선수들이 원팀이 돼서 잘 버텨줬다. 고참들 덕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모든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었다. 스타팅 11명, 교체 선수 모두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시즌 초 평가를 깼다는 점을 언급하자 박 감독은 “선수단의 공이다. 선수들이 나가서 재밌게 운동할 수 있는 것, 그게 제 보람이다. 선수들의 노고에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김인성은 “시즌 전엔 강등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감독님이 새로운 전술을 잘 입히고, 리그 첫 승을 거둔 다음엔 자신감이 생겼다. 포항의 강함을 선수단이 느껴서 이렇게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