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폐지하려고 하는 전기차 세액공제(보조금)가 미국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에 가격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세액공제가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2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미국 전기차 보유자 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에서 구매되거나 리스된 전기차 87%가 세액공제를 받았다. 구매자들은 이 제도 때문에 평균 5124달러를 아낄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테슬라를 포함한 프리미엄 브랜드 전기차를 구매한 소비자 64%는 이러한 세액공제와 인센티브가 전기차 구매를 결정하게 된 주요 원인이라고 답했다. 대중 브랜드 전기차 보유자 49%도 세액 공제와 인센티브가 차량 구매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응답했다.
조 바이든 정부가 제정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르면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차량 가운데 핵심 광물과 배터리 부품 요건 등을 충족한 전기차를 구매한 소비자는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JD파워는 브랜드별로 전기차 세액공제가 구매 미치는 영향도 조사했다.
조사 결과 폭스바겐과 제너럴모터스(GM) 쉐보레, 테슬라 순으로 세액공제가 구매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폭스바겐 전기차 보유자 81%는 세액공제가 전기차 구매를 결정하게 했다고 말했고, 이러한 응답 비율은 쉐보레와 테슬라가 각각 77%, 72%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보유자가 세액 공제를 주요 구매이유로 선택한 비율은 각각 32%, 24%에 불과했다. 또 토요타 전기차 구매자의 21%만이 차량 구매의 주요 이유로 세액 공제를 택했다. 이들 브랜드 전기차가 소비자들의 선택에 있어 세액공제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았다는 것이다.
다만 JD파워는 IRA는 리스 차량에 한해 북미 생산 조건 등을 면제하고 있다며 현대차와 기아, 도요타의 전기차는 현지 생산이 아니더라도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