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식’ 홍창현이 광동 프릭스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쿠키뉴스는 2일 서울 강남구 광동 프릭스 사옥에서 ‘광동 캡틴’이 된 홍창현을 만나 지난 시즌 소회와 광동 이적을 결정하게 된 계기를 들어봤다.
홍창현은 2024시즌 KT 롤스터 정글러로 활약했다. 2023년 북미 팀 리퀴드를 거쳐 LCK로 돌아온 첫 해. 그는 여전히 뛰어난 정글러로서 KT를 이끌었다. 비록 KT가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진출하지 못했어도 홍창현의 기량을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다사다난했지만 참 재밌었던 시즌”이라 돌아본 홍창현은 “팀 기복이 심해서 1위를 이기고, 최하위에 졌다”며 “시즌 중에 팀적으로 모두 지쳤었다. 하지만 다 같이 잘 마무리한 부분은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자신에게 10점 만점에 6점을 준 그는 “나만의 방법으로 분위기를 띄울 수 있었는데, 사실 제가 제일 힘들었다. 아쉬움이 남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KT에서 ‘퍼펙트’ 이승민과 호흡을 맞춘 홍창현은 적으로 만나게 될 이승민에게 “탑 갱 많이 가주겠다”고 웃어 보였다. 이승민이 가렌과 트린다미어를 하고 싶어 했다고 전하자 “저는 피즈 정글로 맞상대하겠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홍창현은 2025시즌을 앞두고 광동 프릭스로 전격 이적했다. 프로 데뷔 전 SOOP에서 개인 방송을 진행하며 인기를 끌었던 그는 돌고 돌아 익숙한 광동에 둥지를 틀었다. 광동을 선택한 이유로 홍창현은 “정신적인 피로가 덜할 것 같았다. 같이 할 선수들이 너무 착해서 호흡을 잘 맞출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면서 “그리고 원래 제가 SOOP을 좋아한다. 저와 SOOP은 절대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미소 지었다.
지난달 26일 채정원 광동 단장은 홍창현에게 SOOP의 대표 컨텐츠인 ‘멸망전’ 출전을 농담조로 권했다. 이를 묻자 홍창현은 “프로로서 멸망전 출전은 리스크가 크다. 못하면 큰일 난다”고 유쾌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뛰기보다, 친한 스트리머들에게 가끔 조언하겠다”고 덧붙였다.
광동은 2025시즌 ‘두두’ 이동주와 ‘불독’ 이태영을 눌러 앉혔다. 외부에서 홍창현을 포함해 ‘버서커’ 김민철, ‘라이프’ 김정민을 영입했다. 이미 이동주와 이태영을 눈여겨봤다던 홍창현은 “연습 과정에서 이들이 뛰어난 선수라는 확신이 생겼다”고 치켜 세웠다. 이어 “만난 지 1시간 만에 다 친해졌다. 저한테 내적 친밀감이 있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김민철은 경기를 크게 보는 선수”라면서 “김정민은 연습 때 비주류 챔피언을 더 많이 하더라. 과거부터 특이한 서폿을 해서 그런가 싶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언급했다.
홍창현은 다음 해부터 부분적으로 적용되는 피어리스 드래프트에서 김정민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 평가했다. 그는 “챔피언을 다양하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서폿이 중요하다”며 “피어리스 드래프트가 끝난 이후에는 이태영이 미드에서 중심을 잘 잡아줘야”한다고 내다봤다.
어느덧 프로 6년 차, 베테랑이 된 홍창현은 2025시즌 광동 주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주장은 항상 말에 책임이 따른다. 리더십이 필요한 자리”라며 “어떻게 보면 저에게 맞지 않는 자리일 수 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면서 하나하나 임무를 완수할 생각이다. 사적으로 때 쓰는 것도 최대한 줄이겠다”고 힘줘 말했다.
다가오는 시즌, 롤드컵에 꼭 진출하겠다고 강조한 홍창현은 팬들에게 “저와 깊은 인연이 있는 광동에 마침내 오게 됐다. 팬들이 경기를 즐겁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잘 준비해서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