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혼란 속 고환율…수출 중심 업종에 ‘수혜·악재’ 셈법 분분

탄핵 혼란 속 고환율…수출 중심 업종에 ‘수혜·악재’ 셈법 분분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 속 자동차·조선업계 촉각
10원 오를 때 국내 자동차 약 4000억원 증가
“장기화 시 자재값 상승으로 달러 비용 부담 커져”
“환율 상승, 단기 수혜와 경기 침체 양면성 있어”

기사승인 2024-12-13 06:00:10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정국 장기화로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 중심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 원·달러 환율은 지속적인 강달러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인 1500원 선을 연내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통상 고환율은 수출 중심 산업들에 일정 부분 매출 증대에 기여해왔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현대자동차는 총 313만200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2008년)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당시 자동차 수출은 젼년(2008년)보다 23.6% 감소한 205만대에 그쳤지만 고환율 효과로 상쇄했다. 

달러로 선박 건조 대금이나 운임을 받는 조선해운업도 슈퍼사이클(초호황기)과 고환율이 겹쳐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인 LG에너지솔루션도 강달러로 인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탄핵 정국 장기화 시 원자재값 상승 및 달러 지불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현대차는 4개의 신차 출시와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적극적으로 광고했다. 당시 개별소비세 30% 인하 조치로 국내 자동차 내수 판매가 증가했다”며 “현재는 완성차 제조사가 앞다퉈 전기차를 내놓고 있는데 캐즘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원화 약세로 해외에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달러 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 효과도 얻을 수 있다”면서도 “원화 가치 약세가 원자재 재계약 시점에도 이어지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업계 관계자도 “액화천연가스(LNG)선의 화물창, 압축기 등 주요 기자재는 수입에 의존한다. 환율이 업황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고환율 현상이 지속되면 수출 품목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경쟁력이 약해진다”며 “환율 상승은 단기 수혜와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는 양면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