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김도영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이어 3루수 황금 장갑까지 손에 쥐었다. 역대 최초로 만장일치 수상엔 실패했지만 97.2%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수상 영예를 안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24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개최했다. 투수 및 포수, 지명타자를 비롯해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와 외야유 3인까지, 2024시즌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 10명이 가려졌다.
경합이 펼쳐졌던 외야수 부문. 수상자 3인은 구자욱(삼성 라이온즈),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로 결정됐다. 구자욱은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으로 삼성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레이예스는 202안타를 때리며 단일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이뤘다. 로하스 역시 타율 0.329 32홈런 112타점으로 KT 타선 핵심으로 활약했다. 기대를 모았던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는 로하스보다 6표 모자란 147표로 4위를 기록했다.
구자욱은 “올 시즌 감동적인 순간이 많았다. 팬들의 응원 덕분이다. 더 열심히 할 수 있게 도와주신 감독님, 사장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일정상 불참한 로하스와 레이예스 대신 유한준 코치와 박준혁 단장이 대리 수상했다. 박 단장은 레이예스의 소감을 대신 전하며 “한국 야구에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준 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 내년에는 팀 플레이오프에 도움이 되겠다”고 했다.
KIA 타이거즈 우승 주역인 최형우가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얻었다. 최형우는 40세 11개월 27일의 나이로 골든글러브를 획득해, 이대호를(40세 5개월 18일) 넘어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137표를 얻어 2위 강백호를 46표 차로 따돌렸다. 개인 통산 8번째 황금 장갑을 받은 최형우는 “완벽했던 한 해였다. 선수와 팬들이 하나로 뭉쳤다.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며 “나라가 많이 힘든데, 야구팬들은 야구를 보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1루수 골든글러브는 오스틴 딘(LG 트윈스)이 수상했다. 오스틴은 올 시즌 타율 0.319 32홈런 132타점으로 활약하며 LG 공격을 이끌었다. 타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시상식을 위해 미국에서 한국으로 방문한 그는 “이렇게 재능있는 선수들 중 상을 받아 기쁘다. 이 상은 팀 동료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팀원들에게 감사하다. 저를 믿어준 LG 구단, 뽑아준 관계자, 응원해준 팬들, 가족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이라며 “선수로서 더 발전하는 의미로 알겠다. KBO의 일원이 된 것에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 2루수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김혜성은 타율 0.326 11홈런 75타점으로 키움 내야를 든든하게 지켰다. 2021년 유격수 부문으로 상을 탄 뒤 2022년부터 올해까지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게 됐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포스팅 과정 때문에 불참했다. 박정음 키움 코치가 대리 수상했다.
3루수 골든글러브는 ‘정규시즌 MVP’ 김도영(KIA)에게 돌아갔다. 김도영은 올 한 해 자신의 재능을 만개했다.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7(3위) 38홈런(2위) 109타점 40도루로 맹활약을 펼쳤다. KBO 역대 9번째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그는 최연소(만 20세 10개월 13일) 30-30 클럽 가입자로 남게 됐다. 역대 단일 시즌 최다 득점(143득점), 3번째 30홈런·30도루·100타점·100득점, 최소 타석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97.2%(280표) 압도적인 득표율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김도영은 “입단할 때부터 골든글러브를 탈 거라 상상하지 못했다. 받게 돼 영광”이라며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준 감독님, 트레이닝 파트, KIA 대표님, 구단주님께 감사하다. 올 한 해 좋았던 점에 절대 안주하지 않겠다. 트로피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연말을 보내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고 격전지로 꼽히던 유격수 부문에선 154표를 받은 박찬호(KIA)가 박성한(SSG)을 36표 차로 제치고 ‘최고 유격수’가 됐다. 2024시즌 타율 0.307 5홈런 61타점을 기록한 박찬호는 개인 통산 첫 황금 장갑을 받았다. 그는 “드디어 이 자리에 올랐다. 뛰어나지 않은 재능을 가진 선수라 오래 걸렸다. 많은 노력이 있었다. 힘든 시간 속에서 무너지지 않게끔 잡아준 부모님, 가족에게 고맙다”며 “올 시즌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다. 우승도 했고, 골든글러브도 받았다. 절대 자만하지 않겠다. 내년에도 이 자리에 오르겠다”고 강조했다.
2024시즌 최고의 투수는 NC 다이노스 ‘에이스’ 카일 하트였다. 하트는 올 시즌 26경기에 등판해 13승3패 평균자책점 2.69로 맹활약했다. 탈삼진 182개로 해당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불참한 하트를 대신해 전민수 코치가 대리 수상했다.
강민호(삼성)가 올 시즌 최고 포수로 등극했다. 강민호는 2024시즌 타율 0.303 19홈런 77타점으로 활약했다. 2021년 이후 3년 만에 수상이며 개인 통산 7번째 골든글러브다. 강민호는 “상을 받을 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존경하는 선후배들 앞에서 받아 정말 영광스럽다. 내년에도 후배들과 멋지게 경쟁하고, 이 자리에 서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