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여 제작한 MBC 다큐멘터리가 베일을 벗는다.
MBC는 16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특집 다큐멘터리 ‘한강이 온다’가 오늘 방송된다”고 밝혔다. 한강은 지난 10일 오후 4시(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개최된 ‘2024 노벨상 시상식’에서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이는 지난 3일 촉발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이후의 일이다.
공교롭게도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는 각각 1980년 광주, 1948년 제주에서 일어났던 비상계엄을 배경으로 대규모 민간인 학살과 생존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강이 온다’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두 사건이 동시에 일어났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한강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은 1980년 당시 몰래 유통되던 5.18 관련 사진첩을 집으로 가지고 왔던 기억을 환기한다. 그는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한강이 사진첩을 보고 받았을 충격에 대해 “그것은 항상 숙제라든가 트라우마처럼 남았을 것”이라 짐작한다.
한강은 지난 6일 노벨문학상 수상 공식기자회견에서 계엄을 언급한 바 있다. 스웨덴으로 출국하기 전까지 계엄 상황을 지켜봤던 그는 1979년에서 80년 사이의 계엄과 2024년 계엄에 대해 “모든 상황이 다 생중계가 되어 모든 사람이 지켜볼 수 있었다”고 차이를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과 군인들의 태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한강이 온다’는 이러한 한강의 의견이 이번 계엄에 동원된 현장 지휘관들의 양심선언과 맥락을 같이 한다는 점도 조명할 예정이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짚어본다. 정여울 문학평론가는 이 수상이 ‘아시아’, ‘여성’, ‘젊음’이라는 세 가지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어, 지금껏 일부 고루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노벨문학상의 위상을 오히려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한강이 온다’는 16일 오후 10시5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