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살인 물가’…곡소리 커지는 시민들

탄핵 정국 ‘살인 물가’…곡소리 커지는 시민들

김밥·짜장면 등 8개 외식 메뉴 가격 4% 상승
칼국수·김치찌개·백반 등 서민음식 1만원 육박
서울시 ‘민생안정대책반’ 운영...750억 상품권

기사승인 2024-12-17 06:00:07
쿠키뉴스 자료사진.

# “점심 메뉴는 햄버거 프랜차이즈점과 분식점 무한반복입니다.” 사회초년생인 A씨가 평소 즐겨 먹던 비빔밥, 냉면도 이제 만원짜리 한 장으로 먹기 어려워졌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이 본격화한 가운데, 고금리‧고물가 속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상황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1430원을 오르내리는 환율이 식재료 수입가를 밀어 올릴 우려도 있다. 기업들도 부담이지만, 물가 고공행진으로 한숨이 나오는 것은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1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8개 외식 메뉴(김밥·짜장면·비빔밥·냉면·칼국수·삼겹살·삼계탕·김치찌개백반) 가격은 서울 기준 평균 4% 올랐다. 가격 상승 폭이 가장 큰 것은 김밥이었다. 3323원에서 3500원으로 5.3% 올랐다. 자장면(7069원→7423원), 비빔밥(1만1192원) 가격도 각각 5% 올랐다.

외식 물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외식 메뉴 가운데 하나인 삼겹살(200g 환산)은 지난 5월 서울 기준 처음으로 2만원을 넘어섰다. 삼계탕도 지난 7월 1만7000원 문턱을 넘었다. 칼국수와 김치찌개 백반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음식들도 가격이 1만원에 달하면서 한 끼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취업준비생 B씨는 “용돈 중 대부분이 식비로 나간다”며 “외식값이 지난해 비해서도 많이 올랐다.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는 날이 많다”고 말했다.

탄핵정국에 접어들면서, 대내외 경제 위기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 물가가 오르고, 덩달아 국내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2.0원 내린 1431원으로 출발했다.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 3일 한때 1442원까지 치솟았다.

비상계엄 사태로 물가 상승과 소비 심리 위축 등이 지속되면서 민생경제가 얼어붙고 있다. 서울시는 국정 혼란이 지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시는 지난 10일 ‘민생 안정 대책반’을 꾸려 운영에 들어갔다. 25개 자치구도 ‘지역 민생 안정 대책반’을 설치했다. 내년 설 연휴로 예정했던 750억원 규모의 서울사랑상품권 발행을 앞당길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치적 혼란 상황으로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시민들의 불안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며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실물경제가 악화하고, 내수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취소한 연말 송년회는 차분한 분위기로 재개하고 구정의 비상 상황과 대책을 공유하고 주민의 의견을 듣는 송년회로 진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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