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된 인천 온 윤정환 감독 “잠재력과 가능성 봤다” [쿠키 현장]

강등된 인천 온 윤정환 감독 “잠재력과 가능성 봤다” [쿠키 현장]

기사승인 2024-12-26 10:50:40
26일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한 윤정환 감독. 사진=김영건 기자

2024년 K리그1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윤정환 감독이 K리그2로 강등된 인천 유나이티드로 옮긴 이유에 대해 “2부 팀을 새롭게 만드는 것은 큰 도전이자 어려운 선택이다. 하지만 이 팀의 잠재력과 발전할 수 있는 모습들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26일 인천 유나이티드 축구센터 시청각실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인천이 갖고 있는 잠재력과 비전을 확인했다. 함께 새로운 길을 열고자 결심했다. 이 도전이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도 있지만, 더 높은 곳으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취임 소감을 전했다.

지난 2023년 6월 시즌 도중 강원에 부임한 윤 감독은 팀의 극적인 잔류를 이끌었다. 이어 2024시즌에는 승점 64점(19승7무12패)이라는 호성적으로 강원을 준우승에 올렸다. ‘신예’ 양민혁을 발굴하는 등 용병술도 탁월했다. 윤 감독은 활약을 인정받아 K리그1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K리그1에서 우승팀 외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한 건 K리그 역사상 네 번째다.

이후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윤 감독은 끝내 강원과 재계약하지 못했다. 윤 감독이 차기 행선지로 택한 곳은 인천이었다. 인천은 2024시즌 구단 창단 후 처음으로 K리그2 강등 수모를 당했다. 암울했던 인천에 K리그1 올해의 감독인 윤 감독이 부임하게 됐다. 인천은 윤 감독에게 ‘승격 청부사’ 중책을 맡겼다.

인천 제13대 감독이 된 윤 감독은 “인천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일수록 도전과 가능성이 공존한다. 구단 측과 굉장히 오랜 시간 얘기하면서 인천의 계획에 대해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한 윤정환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어 “구단이 먼저 연락해 와서 심도 깊은 얘기를 했다. 심찬구 전 대표의 진심 어린 고민을 듣고 진정성과 열정 등 많은 것을 느꼈다. 심사숙고했다. 어떤 팀을 가고 싶다기보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하지만 대표님의 열정이 보였다. 그래서 이 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결국 선택했다. 이 팀을 변화시키고, 이 팀이 목표로 하는 승격을 달성하기 위해 왔다”고 덧붙였다.

윤 감독은 외부에서 본 인천에 대해 “인천은 계속 강등권에 있는 이미지였다. 하지만 직접 부딪혀보니, 굉장히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이 보였다. 능력이 있는 선수들과 어린 선수들도 많았다. 그래서 더 발전 가능성을 봤다”며 “올해는 동기부여가 결여돼있던 것 같다. 하고자 하는 의욕이 없던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 이 부분을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 본다. 그게 쉽지는 않겠지만, 선수들의 자신감과 포텐을 더 터뜨릴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감독은 지난 2011년 J리그2 사간 도스를 맡아 1부 승격을 이끈 바 있다. 이에 “그때도 어려웠지만 승격해냈다. K리그 2부는 처음이다. 선수들은 거의 비슷한 성향이라고 본다. 체계적으로 소통하겠다. 또 계획을 갖고 협력적으로 선수들을 대하겠다”며 “2부리그 흐름에 대해 100% 알지 못하지만 전술적인 부분을 잘 준비하고 있다. 지금부터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팀을 하나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코치진, 프런트, 선수단 이 세 가지가 잘 어우러져야 승격할 수 있다. 모든 구성원들이 결속해야만 승격에 더 다가갈 수 있다. 그 부분을 강조해야 한다. 전술이나 시스템은 지금부터 만들어가겠다. 첫 번째 숙제는 팀 분위기 전환”이라고 했다.

윤 감독은 자신의 전술에 대해 “과거엔 수비 축구라고 말하더라. 지금은 공격 축구다. 수비에 힘을 많이 쓰는 인천인데, 그걸 벗어나겠다”며 “강원에서 했던 전방 압박을 통한 간결한 공격 전환 등 유동성을 가져가겠다. 그게 하루아침에 이뤄질 순 없지만, 또 시간이 많지 않지만 인천 선수들에게 잘 입혀보겠다. 선수들은 능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코치진이 잘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윤 감독은 “인천이 무고사에 의존하는 축구에 익숙해져 있기에 사실 바꾸기 쉽지 않다. 하지만 무고사는 ‘감독 스타일에 잘 따라올 것’이라 하더라. 선수들에게 잘 설명한다면 변화가 있을 수 있다. 훈련을 통해 완성하겠다”며 “전방 압박은 체력적인 부담이 있겠지만, 충분히 해낼 거라 본다. 선수들도 잘 따라올 것이다. 인천이 첫 강등이기 때문에 선수들도 충격을 받았을 텐데 그 충격을 벗어나기 위해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26일 인천축구센터에 있던 팬들의 근조화환. 사진=김영건 기자

이날 인천축구센터에는 수많은 근조화환이 왔다. 이를 묻자 윤 감독은 ”팀 여러 부분이 시끄럽다. 수뇌부도 결정이 안 났다. 그러다 보니 선수 수급 역시 늦어졌다. 그 사실을 모르고 이 선택을 하게 됐다. 지금은 이미 결정 난 상황이지 않나. 이걸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중요하다. 가장 힘든 건 선수단이다. 선수들의 마음을 빨리 잡는 게 관건“이라고 답했다. 이어 축구 팀에 근조화환이 온 건 본 적이 없다. 팬들 마음이 상한 것 같다. 제가 잘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
김영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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