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이 설 명절을 앞두고 밥상 민심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의 존속을 위해 ‘보수결집’을 시도했지만, 설 연휴 민심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을 예고하면서 탄핵정국 고삐를 강하게 쥐었다.
한 대행은 26일 대국민담화에서 헌법재판관 임명을 위해 여야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결정으로 헌법재판관 임명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민주당은 즉각 한 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안(탄핵안)을 본회의에 보고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한덕수 탄핵안’ 표결 수를 두고 각각 200석과 151석을 주장하면서 첨예하게 대치하는 중이다. 오는 27일 한덕수 탄핵안 표결 결과에 따라 국정 혼란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초와 올해 말은 탄핵정국의 특수성으로 민주당의 파상 공세와 국민의힘의 수성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오는 27일·30일·31일, 내년 2일·3일 본회의를 예고하면서 연말·연초 공방전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탄핵을 적극 방어하면서 보수 진영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앞서 정치권은 매년 새해에 당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이 상징적인 지역과 장소를 방문해 당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또 지역을 방문하는 순번 등을 통해 지지층 결집과 중도 확장 등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월 국립서울현충원을 시작으로 중도의 상징인 충청권과 보수 텃밭인 대구에 방문했다. 같은 달 4일에는 광주광역시에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오월정신’ 계승을 약속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같은 기간 부산에 들러 가덕도 신공항 추진 메시지를 냈다. 당내 결속을 위한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도 예고됐지만, 괴한의 흉기 피습으로 무산됐다.
국민의힘이 내년 1월 말 설 연휴까지 탄핵 정국을 완화하지 못하면 여론을 감당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2025년 설 연휴의 날짜가 길어 대규모 이동이 예측되기 때문이다. 또 탄핵 정국에서 맞이하는 첫 명절인 점도 문제다.
그뿐만 아니라 한 달가량 시간이 지나는 만큼 헌법재판소(헌재)의 탄핵심판 심리와 ‘비상계엄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수사 윤곽이 드러날 수 있어 추가적인 부담이 생긴다.
전문가는 헌재의 심리와 공조본의 수사, 설 연휴 등 복합적인 사안이 국민의힘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여당의 ‘보수결집’ 전략은 당의 존속을 위해 선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야당은 절대로 고삐를 놔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여야 모두 탄핵 공방전을 벌이고 있어 민생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있다”며 “평시 연말의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당의 존속을 위해 최소한의 지지층을 결집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는 1월 말 설 연휴까지 탄핵 정국을 완화하지 못한다면 당이 휘청거릴 수 있다. 민주당도 이를 알고 고삐를 놔주지 않는다”며 “한 달 후에는 헌재 심리와 공조본 수사 등이 더 진행돼 국민의힘이 난항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