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참사 물어보면 회피 말아야” 소아정신과 의사의 당부

“아이가 참사 물어보면 회피 말아야” 소아정신과 의사의 당부

기사승인 2024-12-30 17:06:25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들이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사진=유희태 기자

지난 29일 179명의 희생자를 남긴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관련 장면이 미디어를 통해 공유되고 있는 가운데 소아정신과 전문의가 아이들은 가급적 뉴스를 접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인 서천석 서울대 의학 박사는 여객기 참사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뉴스는 유아 및 초등 저학년 아이들, 특히 평소 예민하고 불안이 높은 아이에게는 노출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TV 뉴스는 꺼야 한다”며 “슬픔과 애도를 함께하는 것과 반복적 정보 노출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이가 다른 곳에서 사고 관련 이야기를 듣고 물어올 경우에는 회피하지 말고 간단하게 정보를 전하는 게 좋다고 짚었다. 서 박사는 “극히 드문 일이지만 슬픈 일이 일어났다고 (설명하고), 종교가 있다면 종교 방식대로, 없다면 그분들이 좋은 곳에 가시길 기도하자고 하는 것이 좋다”면서 “아이에게 이야기할 때는 눈을 보고 손을 잡으며 말하면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잘 알려져 있다시피 비행기의 사고 확률이나 사망률은 자동차나 다른 교통수단보다 훨씬 낮은 만큼 객관적 데이터를 찾아 말해주는 것도 좋다”며 “부모의 불안해하지 않은 마음이 아이의 불안을 다독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의료계도 영상과 사진 등 해당 사고 장면을 노출하는 것은 2차 외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라남도의사회와 광주시의사회는 30일 입장문을 내고 “사고 장면을 직접 목격하거나 영상으로 접한 사람은 2차 외상(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정신적 트라우마는 장기적으로 심리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영상과 사진 공유를 자제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도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중은 사고 관련 언론보도에 대해 시간을 정해 정보를 얻는 목적으로 제한적으로 시청하길 권유한다”며 “자극적이거나 잘못된 정보를 생산, 공유하는 행동을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김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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