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의 올해 경영 키워드로 리스크 관리가 꼽힌다. 정국 불안과 경기 침체 속에 건전성 규제까지 경영 환경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영향이다. 보험업계는 리스크 관리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보험업은 불황 장기화와 건전성 규제 등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9월까지 당기순이익은 2023년에 비해 13.2% 증가했지만,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신년사에서 이러한 우려를 내비쳤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시장금리 하향추세, 보험산업 시장포화와 초고령사회 진입 등으로 생보업계 수익성과 건전성이 악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도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 국내 정치 불안 등에 따른 경제‧금융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염려했다.
손해보험사들은 리스크 관리 강화와 사업 확장으로 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는 신년사에서 “(경제) 불확실성으로 점철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자동차보험 채널에서 사업비 구조를 혁신해 안정적인 흑자 사업구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험을 넘어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업의 외연을 확장할 계획”이라고도 말했다.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도 “실물경기 악화가 예상된다”면서 “장기보험 계약서비스마진 확대를 위해 손실부담계약 유입을 제어하고 저가치 계약을 리모델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수익성 관점의 평가 및 관리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수립한 요양 및 펫보험 등 미래시장 사업모델을 본격 추진하겠다”며, 신사업 확장에 대한 계획도 내놓았다.
조용일·이성재 현대해상 대표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수익성 및 건전성 관리를 최우선으로 고객과 함께 내실있게 성장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2025년 경영방침으로는 자본 관리를 내세우고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 갭을 축소하기로 했다. 이는 보험료를 투자했다가 회수하는 기간(자산 듀레이션)과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기간(부채 듀레이션) 차이를 좁혀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위기를 기회로 보고 업계 선도 보험사로 도약에 나선 곳도 있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는 “올해 이 순간부터 1등에 도전한다”면서 “오직 고객과 설계사 만족에만 집중하자”고 당부했다.
생명보험사들은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삼성생명 홍원학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고객으로부터 받은 소중한 보험료를 단 1bp라도 더 많은 수익으로 돌려드리겠다는 약속을 이제는 실행의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면서 “업역의 테두리를 벗어나 헬스케어, 신탁, 시니어 비즈니스 등 새로운 업에 도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소통 대상은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의장도 신년사를 내고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할 출구를 찾기 위해 비즈니스 혁신을 통해 생명보험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가족보장‧건강보장 중심으로 고객에게 균형잡힌 보장을 제공하면서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해 더욱 신뢰받는 회사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