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제형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기존 정맥주사를 벗어나 피하주사 제형의 항암제가 출시되면서 환자가 직접 투여할 수 있는 치료 환경이 조성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의 면역관문억제제(PD-1 억제제)인 ‘옵디보’(니볼루맙)가 피하주사(SC) 제형(상품명 옵디보 큐반틱)으로 지난달 2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취득했다.
이번에 승인된 의약품은 기존 주사제였던 옵디보를 재조합 인간 히알루노니다아제를 병용해 피하주사로 투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그간 옵디보를 정맥주사로 치료받아왔던 고형암 환자들이 자가 투여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옵디보 큐반틱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은 신세포암,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두경부편평세포암, 요로상피암, 대장암, 간세포암, 식도암, 위암, 위식도접합부암, 식도선암 등 11종이다.
특히 피하주사 제형은 투약 편의성을 높인다는 데 강점이 있다. 옵디보 큐반틱은 기존 정맥주사 방식에서 필요한 30분의 투여 시간을 3~5분으로 단축했다. BMS는 기존 정맥주사 환자의 약 30~40%가 피하주사제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며, 의사의 치료 관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승인으로 옵디보는 로슈의 ‘티센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에 이어 FDA에서 피하주사 승인을 받은 두 번째 면역관문억제제가 됐다. 티센트릭은 유럽에 이어 지난해 9월 FDA 승인을 받았다. 티센트릭 피하주사 제형 역시 히알루로니다아제를 활용했다.
항암제 제형에 따른 시장 판도도 바뀌고 있다. 현재 머크는 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피하주사제형을 준비 중이다. 머크는 지난해 히알루로니다아제 변이체를 사용한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인 얀센은 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를 SC 제형으로 개발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1위인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데룩스테칸)도 알테오젠 기술을 활용해 SC 제형을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