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보험계약을 담보로 한 대출이 71조원 규모에 달한다. 보험계약을 중도 해약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6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국내 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지난해 10월 기준 71조32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 68조4555억원에서 2023년 말 71조 5041억원으로 늘어난 이후 71조원대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보험계약대출이란 보험 계약자가 가입한 보험이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이다. 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이들이 주로 이용한다.
보험 계약을 유지하지 못하고 해지하는 소비자도 늘었다. 지난해 1~10월 누적 해약 건수는 418만 8506건으로 전년 동기(395만 9018건)보다 5.8% 증가했다.
가입자가 일정 기간 보험료를 내지 않아 계약이 해지됐을 때 보험사로부터 돌려받는 돈인 효력 상실 환급금도 지난해 크게 늘었다. 국내 생명보험사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지급한 보험 효력상실 환급금은 1조3987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1조3408억원보다 500억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보험을 중간에 해지하면 그동안 납입한 원금보다 적은 돈을 돌려받는다. 손해가 발생하는데도 급하게 돈이 필요하거나 더 이상 납입할 여력이 없는 사람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